주가 500선이 무너졌다.

엔화 약세가 진정됐지만 일반인의 투자심리는 갈수록 냉담해 지고 있다.

불투명한 경제전망으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관망세가 지속되자 일반인의
공포감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게다가 3,4월 예정된 4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물량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증시 수급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증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관계자들은 유상증자 물량이 어떻게 소화되느냐에 따라 주가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급상황 =다음달 납입 예정된 유상증자 물량은 2조2백21억원이다.

사상 최대 규모였던 98년 유상증자 물량도 9조1천8백43억원으로 월평균
1조원에 못미쳤다.

특히 3월중 납입예정인 기업은 현대 삼성그룹등 우량기업과 일반인 투자가
많은 증권주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더욱이 5조6천억원까지 늘었던 고객예탁금이 4조3천억원선으로 감소했고
거래대금도 최근들어 하루 평균 1조원선이하로 떨어져 증자물량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다음달 유상증자 납입일이 기다리고 있는 기업은 현대상선 2천2백60억원,
현대강관 2천억원, 현대정공 2천억원, 현대산업개발 8백84억원, 현대종합상사
7백26억원등이다.

삼성전기 1천9백58억원, 삼성증권 1천4백73억원, 삼성항공 1천2백80억원등
삼성도 가세했다.

LG증권 1천5백30억원, 신한증권 4백55억원, 한화증권 6백40억원, 한일증권
1천34억원 등도 예정돼 있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다음달에 증안기금 배분이 예정된데다
증자물량도 2조원을 넘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요현황 =투신 보험 증권사등 대부분 기관투자가들이 3월 결산법인이어서
내달중 주식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은 평가손을 줄이기위해 상당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지만 증시전망이
불투명해 대규모 매수세로 돌아서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석호 삼성생명 채권팀장은 "기관들이 평가손을 우려해 보유주식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엔화 약세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도 당분간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

김기태 엥도수에즈WI카증권 이사는 "원화도 평가절하될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이 주식매수를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뮤추얼펀드는 자산운용 차원에서 매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의 구재상 운영이사는 "주가가 500선에서는 매수에 나설 계획"
이라고 밝혔다.

<>증시전망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는다면 2조원의 유상증자
물량이 증시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삼성투신운용의 김한진 수석연구위원은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세가 끊긴
시점에서 3,4월에 유상증자 물량이 쏟아져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은행의 장희수 자본시장실과장 "기관투자가들의 주식처분은 마무리
됐지만 매수에 나서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