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진다(일소일소)", "웃는 집에는 만복이 온다(소문만
복래)"

선현들의 말처럼 웃음은 사람과 주변환경을 변화시키는 마력을 갖고 있다.

웃으면 체내에 엔돌핀이 증가해 건강과 젊음이 유지된다는 것은 굳이 선현
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흔히 알려진 상식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했더라도 웃으며 긍정적으로
헤쳐나가면 밝은 날이 온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지난해 사회 구석구석에 휘몰아친 IMF한파에 떨어야 했던 한국인은
스트레스의 강도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올해도 예년 못지않은 스트레스가 기다리고 있다.

이 스트레스에는 함박웃음만큼 좋은 보약이 없다.

매일 한번씩만이라도 함박웃음을 웃어보자.

그러면 스트레스는 말끔히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웃음에 숨겨진 마력이 뭐길래 이같은 효과를 내는 것일까.

웃음에 담긴 과학을 풀어보자.

<> 스트레스란 =스트레스는 신체를 전투준비 상태로 만드는 심리적인
중압감과 긴장감으로 정의된다.

전투를 벌이려면 일시적으로 피의 흐름을 빠르게하고 에너지원인 포도당의
혈중농도를 높여 근육의 힘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대신 전투에 필요치않은 소화기등은 억제시킬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같은 방향으로 신체변화가 일어난다.

스트레스는 먼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시상하부를 깨운다.

시상하부는 콩팥부근에 위치한 부신을 자극, 일명 스트레스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도파민 에피네프린 노어에피네프린 코르티졸등을 분비시킨다.

도파민은 약간만 분비돼도 혈관을 축소하고 혈압을 올린다.

에피네프린은 혈액속의 당의 수치를 높여 당뇨병을 유발하고 천식을 일으
킨다.

근육을 강화시키는 코티졸은 과다하면 뇌세포에 손상을 준다.

즉 스트레스는 심장병 고혈압 당뇨병 소화성궤양 우울증 공포증 기억력감퇴
암등을 몰고 다닌다.


<> 웃음과 몸의 변화 =스트레스의 천적은 웃음.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마 린다 의과대학의 리 버크와 스탠리 탠 교수는 96년
"웃음과 면역체계"라는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성인 60명의 혈액을 정상상태와 1시간동안 코미디비디오를 본후 각각 채취해
비교한 이 논문은 웃음이 신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잘 보여준다.

눈에 띄는 것은 한바탕 웃고난후 몸안에서 가장 증가하는 것은 감마인터페론

웃을때 2백배이상 증가하는 감마인터페론은 면역체계를 작동시키는 T세포를
활성화시킨다.

또 종양이나 바이러스등을 공격하는 백혈구와 면역글로블린을 생성하는
B세포도 활발하게 만든다.

즉 외부로부터 침입할 수 있는 세균에 저항할 수 있는 최상의 몸상태를
만들어준다.

항상 웃고 살면 바이러스등이 몸속에 들어와 일으키는 감기같은 질병에는
잘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웃음은 또 외부공기에 노출돼있는 호흡기관의 염증을 막아주는 면역글로블린
A를 증가시킨다.

도파민등 스트레스호르몬의 양도 크게 낮춘다.

웃을때 근육의 움직임도 드라마틱하다.

몸속 6백50개의 근육중 2백31개가 움직인다.

이처럼 많은 근육이 움직이는 운동도 드물다.

3분의1이 넘는 근육이 활동함으로써 활력을 되찾아준다.

웃고난 후에는 근육의 긴장이 이완돼 편안함을 느끼고 소화기가 왕성해진다.

더나아가 웃음은 국내에서 열풍을 일으켰던 엔돌핀과도 관계가 있다.

신경호르몬인 엔돌핀은 진통제등으로 사용하는 모르핀보다 효과가 2백배이상
강한 일종의 생체내 모르핀.

엔돌핀은 통증을 완화시키면서 신경활동을 통제해 근심과 걱정을 덜어준다.

그러나 엔돌핀은 평상시 생성되는 것은 아니며 감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즉 웃을때 엔돌핀이 주로 만들어진다.

이에 반해 우울하면 엔돌핀과 정반대의 효과를 내는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아드레날린의 과다분비는 심장병 고혈압 관절염 편두통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한다.

<> 웃음보는 어디에 =그러면 인간은 어떻게 웃을 수 있을까.

몇년전까지만해도 외부의 자극을 뇌의 여러부분이 해석해 웃음을 유발하는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지난해 UCLA의 이차크 프리드 박사가 간질치료중 우연히 "웃음보"를
발견하면서 이같은 믿음이 잘못됐다는 것이 밝혀졌다.

웃음보는 왼쪽 대뇌에서 손과 발을 통제하는 부분 바로 밑에 위치해 있다.

프리드 박사는 16세 소녀환자의 옆머리에 전극을 부착하고 자극을 주자
환자가 갑자기 웃음보를 터뜨리는 반응을 얻었다.

이후 이 부분에 자극을 계속주면 결코 우습지않은 사물에도 우습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

<> 사회적 역할 =정신분석학의 선구자 프로이드는 저서 "유머와 무의식의
관계"에서 웃음과 유머가 사회 관계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웃음이 직장에서 스트레스의 수준을 낮추고 무력증을
날려버린다고 웃음을 권하고 있다.

웃음이 조직원의 사기를 높여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두뇌를 자극해 창의력을
발휘하는데 도움을 줘 결과적으로 자신감을 이끌어낸다는 설명.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벤처기업 직원들이 편한 복장으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것은 정해진 규칙에 의한 스트레스를 줄여 창의력과 생산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