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패션트렌드는 한마디로 "자연스럽고 편안한(natural & comfortable)
옷입기"다.

이러한 트렌드에 영향을 받아 스포츠 스타일이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남성복도 더욱 캐주얼화되며 클래식한 분위기의 체크셔츠가 많이 선보일
전망이다.

패션업계는 올해의 새로운 소비자로 30대이후 여성들을 주목하고 있다.

30대 중반에서 50대까지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취향에 맞는 상품
만들기에 고심중이다.

스포츠패션이 패션계를 주름잡기 시작했다.

올 여름에는 마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금방 빠져 나온 육상선수같은 옷차림
이나 축구화를 연상시키는 운동화가 거리를 누빌 전망이다.

또 가을에는 주머니가 많이 달린 짧고 긴 앞치마가 바지위에 둘러질 것으로
보인다.

좀더 날씨가 추워지면 등산용품 슬리핑백같은 모양의 패딩점퍼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패션연구소 인터패션플래닝 C&T유니온 등 각종 패션연구소는 한결같이
"스포츠 바람"을 올해의 가장 주목할만한 패션트렌드로 짚었다.

이전에는 스포츠웨어 하면 액티브(active)스포츠나 두(do)스포츠웨어, 즉
실제 운동할 때 입는 옷만을 의미했다.

그러나 "스포츠=패션"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로 최근 스포츠 감각이
패션의 중요 요소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지금은 곳곳에서 생활패션에 침투한 스포츠 감각을 목격할 수 있다.

깨끗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여성들이 가죽 숄더백 대신 등에 나일론으로
만든 배낭을 메고 있는 모습, 지난 가을 겨울에 특히 유행했던 후드달린
티셔츠, 젊은이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나이키 에어맥스 운동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가장 가깝게는 올겨울 패딩점퍼차림이 눈에 띄게 늘어난 사실을 들 수 있다.

이 모두가 스포티한 멋을 선호하는 패션경향 때문이다.

"정장에 배낭을 메거나 운동화를 신다니..."

예전의 패션관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코디방법이지만 이제는 이것이
부인할수 없는 오늘날 패션의 일종이다.

그것도 첨단유행패션이다.

정장과 캐주얼 벽이 없어진 것처럼 평상복과 스포츠룩의 경계가 허물어진
것이다.

99년 패션시장에서는 여성 남성 캐주얼 등 옷의 종류를 불문하고 스포츠
트렌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오브제 타임 미샤 등 커리어우먼을 겨냥하고 있는 브랜드들도 여러 주제중
하나로 스포츠룩을 기획했다.

언뜻 보면 예전의 정장과 별 다름없다.

하지만 옷감으로 신축성있는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하고 단추 대신 지퍼를
달아 편리함을 살렸다.

또 정장바지임에도 마치 조깅복처럼 허리부분에 끈을 넣어 처리하기도 했다.

스포츠 감각을 "우아하게" 소화하는 것이다.

XIX나 오조크 보브 등 20대의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브랜드는 좀더 과감
하게 스포츠룩을 도입했다.

아예 어슬레틱(athletic)을 하나의 큰 주제로 삼았다.

면으로 만든 후드점퍼를 짧은 원피스 위에 입고 운동복처럼 옆줄이 그려진
바지가 등장한다.

XIX 디자인실측은 "봄보다는 여름상품에서 스포츠 느낌의 디자인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며 "봄에는 액티브한 느낌을 겉으로 강하게 드러내기보다
안으로 한겹 숨겨 은근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
했다.

베이직한 재킷에 스티치를 놓는다거나 운동복 형태의 주머니를 달아주는
식의 패션이 거리를 수놓을 것이라는 얘기다.

오조크에서 내놓은 상품에서도 이런 느낌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른 봄상품으로 선보인 얇게 패딩한 점퍼는 역동성을 살짝
안으로 숨긴 상품이다.

이 상품은 원피스와 코디, 패딩점퍼=방한복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패션성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 밀라노나 파리에서 전해지는 패션 뉴스의 헤드라인도 단연
스포츠룩이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프라다는 스포츠라인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하는 등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도 이미 스포츠 패션 시대를 예견했다.

삼성패션연구소의 서정미 수석연구원(패션기획팀)은 "현대인은 갈수록
복잡해져가는 사회에 대한 반감으로 더욱 자연스럽고 편안한 옷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99/2000년의 메가 트렌드는 "자연스럽고(natural) 편안하고
(comfortable) 활동적(sporty)"인 이미지가 유행을 리드할 것"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스포츠는 중요한 패션주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의류업체들의 입장에서는 옷에 활동성을 주기위해 스포츠웨어를 활용하는
것이라는게 그가 진단하는 스포츠룩 바람의 원인인 셈이다.

패션관계자들은 스포츠 패션의 정신은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에 있다고
말한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올해는 자연스럽고 편한 옷차림으로 스포츠
감각을 즐겨보라고 권유한다.

<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