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없는 골프

남녀를 통털어 "가장 스마트한 골프"를 치는 선수는 애니카 소렌스탐
(28.스웨덴)이다.

소렌스탐을 연구하지 않고서는 정상을 넘볼수 없다.

그녀 골프는 여자투어의 교과서이다.

그녀는 통계적으로 약점이 없다.

거리도 상당히 내면서(28위), 정확도도 높으며(14위), 아이언샷(파온률)은
세계최고(1위)이다.

퍼팅랭킹은 박세리보다 못한 88위.

그러나 그것은 통계상의 허수이다.

LPGA투어는 PGA와 달리 모든 퍼팅수를 그대로 계산한다(PGA투어는 파온된
홀만 퍼팅계산).

즉 파온을 미스, 짧은 어프로치를 붙이며 원퍼트로 끝내는 선수가 퍼팅을
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LPGA의 퍼팅랭킹 1위는 파온률 1백57위의 선수이다.

소렌스탐과 같이 파온율이 높으면 당연히 퍼팅수가 많아지는 것.

소렌스탐의 유일한 약점은 벙커샷이다(랭킹 1백31위).

그러나 그것도 별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그녀는 결정적 순간 벙커에 볼을 넣는 선수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청사진 대로 친다

"스마트한 골프"는 몰락없는 골프, 트러블 없는 골프이다.

"티샷은 여기, 세컨드샷은 여기"식으로 "트러블 없는 청사진대로" 친다.

온그린 여부는 둘째 문제.

왜냐하면 붙이는 것은 자신있고 붙인후 쇼트퍼팅을 넣는 것도 자신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보기숫자가 전프로들중 가장 적은 것도 그에 연유한다.

소렌스탐은 스코어를 향한 그만의 길을 만든 선수이다.

매홀 버디나 파를 향한 길을 전략적으로 만들어 놓고 그 길대로 간다.

설사 길을 벗어나더라도 그길로 다시 들어오는 능력도 있다.

다시말해 그녀는 모호하기만한 골프게임을 자신의 눈엔 뚜렷이 보이게끔
만들었다.

경험이 짧은 한국프로들은 "길을 만들어 놓는 그녀 골프"에서 히트를
얻을만 하다.

<>기다릴수 밖에 없다

펄신, 김미현, 서지현 등은 금년중 누구라도 1승만 거두면 지난해 박세리의
4승만한 성취로 볼수 있다.

펄신은 "짧은 거리"가 최대 약점.

컨트롤 위주로 치니까 정확도는 1위이다.

그러나 남보다 긴 아이언을 잡아야 하니 파온률은 떨어진다.

지난해 한국에 왔을때 "거리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정확도를 유지하며
거릴 늘린다면 기대가 커진다.

서지현은 지난 1년동안의 경험이 최대 무기.

강한 성격으로 보아 금년엔 한층 발전 가능성이 높다.

김미현은 적응기로 봐야 하는데 특유의 승부욕이 미국무대에서도 통할지
궁금하다.

어쨋거나 그들은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4명의 한국프로가 미국투어에서 뛴다는 사실 자체에 무한한 격려를
보낸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