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LG반도체 보유지분 전량을 인수키로 결정함으로써 반도체 통합
법인은 빠르면 3월쯤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박세용 현대 구조조정본부회장, 김영환 현대전자사장, 강유식 LG
구조조정본부사장 등은 7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반도체부문 합병을 위한 후속 협상을 갖고 현대가 LG측의 제의대로 LG의
보유지분 전량을 인수키로 합의했다.

현대와 LG는 주식 양수도계약을 이달말까지 체결하고 자산 부채 실사를
거쳐 대금을 정산키로 했다.

현대는 LG와 통합법인 설립에 합의함에 따라 합병회사 설립을 조속히
마무리하기로 했다.

통합법인의 재무구조개선 등을 위해 중단했던 외자유치도 다시 추진키로
했다.

<> 남은 문제 =역시 양수도 가격이 최대쟁점이다.

LG측은 반도체 통합으로 현대가 얻게될 이익중 일정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해 5조원 안팎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현대는 경영권 프리미엄등을 인정할 수없다는 입장이다.

현대는 대신 일부 사업을 LG에 넘겨주는 보상 빅딜 방안을 검토중이다.

보상빅딜 대상으론 현대가 최대주주인 국제전화사업체 온세통신 등 통신
사업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사업도 거론되고 있다.

현대는 자동차 전자 건설 중화학 금융/서비스 등 5개 업종만을 주력 육성
하겠다고 공표했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도 보상빅딜이 전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님을
시사했다.

그는 7일 "LG그룹이 반도체 양도와 관련해 현대로부터 특정사업부문을
요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현대가 일부 사업을 포기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LG 고위 관계자도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현대가 보상 빅딜을 제의해
오면 검토할 것"이라며 보상 빅딜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 현대의 자금조달 계획 =현대는 LG반도체 인수자금 외에 오는 3월 중순
이면 기아자동차 인수대금 1조6백3억원(입찰 보증금 1천1백78억원을 제외한
금액)을 마련해야 한다.

게다가 금강산 개발등 뭉칫돈이 들어가야 하는 사업이 산적해 있다.

소요자금 조달에 대해 현대는 "아무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영전략팀장인 노정익 전무는 "현대전자가 미국 자회사인 맥스터사와
칩팩사를 팔아 1조원을 마련하고 비반도체 부문을 모두 매각하면 인수
자금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증자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경영전략팀 재무팀장 강연재 이사도 "올해 계열사 및 자산 매각으로
22억달러, 합작을 통해 20억달러, 해외증권 발행을 통해 4억달러를 들여오는
등 모두 46억달러를 유치할 계획"이라며 "LG반도체를 인수한후 일부 지분을
외국 기업에 되파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현대전자 사장은 "LG와의 통합 협상으로 유보됐던 외자 유치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에서 5억~10억달러, 비반도체 부문에서
3억~5억달러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정부 입장 =금감위는 7일 현대그룹이 LG반도체를 인수함에 따라 기존
사업부문과 계열사를 작년말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명시한 것보다 더 줄여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금감위 고위관계자는 이날 "현대가 자금 조달을 위해선 보다 광범위한
계열사및 사업 부문 매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위는 반도체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실사와 관련, 경영평가를 맡았던
ADL(아서디리틀)을 제외한 다른 회계법인이나 엔지니어링 회사 같은 제3의
기관이 맡아 1개월 가량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감위는 늦어도 3월에는 통합법인이 출범할 수 있을 것이며 그후 채권
금융기관의 지원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원방안은 부채탕감 같은 직접 지원대신 출자전환이나 여신조건 완화 등
간접 지원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김정호 기자 jhkim@ 강현철 기자 hckang@ >

[ 현대전자-LG반도체 합병 예상도 ]

<> 합병 3대원칙 합의

- 1월말까지 주식양수도 계약
- LG보유지분 전량 현대서 인수
- 협상대표 : 김영환 현대전자 사장 강유식 LG구조조정 본부장

<> 자산부채 실사 주식양도

- 1~2월 예상

<> 합병 회사 설립

- 3월 예상
- 현대 통신 사업 분리

<> 부채축소 외자유치 유상증자

- 하반기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