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 연일 오름세다. 이대로 둬도 수출이 타격을 입지않을지 걱정스럽기
만 하다. 새해들어 달러당 1천1백원대로 접어든 이후 상승세가 더욱 가파른
양상이기 때문에 우려는 더할 수 밖에 없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강세는 최근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달러약세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든데다 <>유로화 등장 <>일본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매각 등이 겹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
인 것 같다.

그러나 원화강세가 달러약세에 원인이 있기 때문에 방치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작년 9월말에 비해서도 거의 20%나 절상된 원화 오름
세는 실물경제 개선속도를 지나치게 앞서가는 것이다. 양자간의 괴리는 결국
경제안정을 저해할 것이 분명한 만큼 정책당국이 대책을 세워야한다.

원화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생각할 수 있는 방법중 하나는 국내금리를 더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법은 현재의 금융시장여건을 감안할 때
꼭 적절한 것일지 의문이다. 금리하락속도가 지나칠 경우 주식시장에 거품
경기를 낳게되는 것은 불가피한데, 이미 그런 양상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보면 추가적인 급속한 금리인하는 문제가 없지 않을 것이다.

원화급등세는 기업들이 거주자외화예금으로 갖고 있던 외화를 내다팔고
있는 것이 주원인이다. 작년말께 2,3일새 거주자외화예금에서 빠져나간 것만
20억달러를 웃도는등 한때 1백40억달러에 가깝던게 1백억달러이하로 준 것만
봐도 그렇다.

이 시점에서 원화가치를 안정시키려면 중앙은행이 달러를 사들이는 것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가산금리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차입금리가 운용수익률을
훨씬 웃도는 상황에서 가용외환보유고를 더 늘리는데 정부나 중앙은행이
소극적일 수도 있다. 현재의 가용외환보유고 4백80억달러는 IMF체제 진입
당시에 비해 8배규모로 시각에 따라서는 충분한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경제안정을 위한 통화가치안정이 중앙은행의 제1의 기능이라고
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적정외환보유고의 개념이 바뀌어져야할 시점이라는
점에서도 중앙은행이 달러매입에 나서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외환시장이
전면 개방되고 단기외자의 입출이 제한없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통화가치
안정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외환보유고"는 종전의 통념이었던 3개월정도의
경상지급수요수준이 아니라고 본다.

3개월정도의 수입대전(2백50억달러) 단기외채(3백20억달러) 반년안에
상환기일이 도래하는 장기외채원금(1백27억달러)정도는 확보하는 것이
안정적인 보유고라는 주장은 아시아외환위기상황을 되새기면 설득력이 있다.
바로 그런 시각에서 보면 원화오름세가 연일 이어지는 지금이야말로 중앙
은행이 달러매입에 나서야할 최적기라고 하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