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천지지간
약백구과극

하늘과 땅 사이 사람의 일생이란 백마가 문틈 사이를 휙 지나는 것과도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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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지북유에 보이는 말이다.

조조는 사람의 일생을 아침 이슬 같다 하였고, 백거이는 돌멩이가 서로
부딪쳐 번쩍하고 일어나는 불빛 사이에 우리 몸을 기탁하고 사는 것이라
했다.

소식은 또 사람의 일생을 큰 기러기가 하늘을 날다가 눈내린 벌판에 내려
앉아 남겨놓고 떠난 발자국 같은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사람의 일생이 정녕 이토록 짧은 것이라면 부귀공명을 누리기 위해 바둥
거릴 것이 무엇 있으랴.

영겁의 세월을 두고 흘러가는 시간에 잠시 편승했다가 이제 곧 내려야 하는
것이 우리들 인간인데 서로 아옹다옹 싸울 것이 또 무엇 있으랴.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