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이번 연말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이란 당초 예상을 깨고 대규모로
이뤄졌다.

지난해 3백1명에 그쳤던 임원 승진자가 올해 3백40여명으로 늘었으며
내년초 현대중공업을 포함할 경우 4백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 최대 규모다.

이처럼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게 된 배경에는 무엇보다 금강산 관광사업을
중심으로한 남북경협사업, 기아인수, 반도체 빅딜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데 따른 보상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의 올해 연말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남북경협사업팀의
대거 승진.

금강산 관광등 남북 경협사업이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떠오르면서 일견
예상됐던 바이기도 하다.

김윤규 단장이 얼마전 현대건설 부사장에서 사장에 오른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윤만준 전무, 김보식 상무, 우시언 이사가 승진했다.

남북경협사업단 임원 전원이 승진을 한 셈이다.

채희태 부장도 이사대우로 승진해 김윤규 사장을 포함해 임원이 모두
5명으로 늘었다.

특히 금강산 관광사업 추진과정에서 실무능력을 인정받은 우이사의 경우
이사대우 승진 1년만에 "대우"꼬리를 떼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우 이사는 연초까지 그룹종합기획실에서 인사팀장을 맡았으나 남북경협
사업단으로 발령이 난뒤 지난 9월부터는 거의 북한에 머물며 현대의
대북사업 실무를 전담해 왔다.

현대는 곧 금강산개발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할 예정이어서 이들이
이 회사의 설립 멤버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북경협에 큰 공을 세운 정재관 현대종합상사 부사장의 사장 승진도
같은 맥락이다.

정 신임사장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제외한 대북사업을 맡아 왔으며 현재
서해안공단사업등에 몰두하고 있다.

한때 현대의 첫 평양사무소장으로 발령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로
북한통이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