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처가 "돔"형태인 현재의 국회 의사당 지붕을 우리 전통 건축양식
인 기와형태로 바꾸는 안을 언론에 흘렸다가 여론이 비판적으로 흐르자
"그런 계획을 한 적이 없다"며 해명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반대하는 여론은 왜 쓸데없는 돈을 쓰냐는 데 모아지고 있다.

아껴도 시원치않은 현재의 경제여건하에서 특별한 하자가 없는 시설물
개수를 위해 왜 적지않은 돈을 쓰냐는 것이다.

사무처에 따르면 돔형 지붕을 기와식으로 개축할 경우 기본 설계비만도
1억원에 최소 20억원 규모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관련, 사무처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국회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돔으로 상징되는 의사당의 건축 조형미에 대해서는 그간 많은 개선 요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 문제를 거론했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조형미의 특성을 담은 일부 구조변경의 당위성을 강조,
돔을 기와로 바꾸었으면 어떻겠느냐는 의중을 내비쳤다.

높은 곳에서 의사당을 바라보면 꼭 상여처럼 보이는데다 마치 딱정벌레가
땅에 웅크리고 있는 것같은 형상이어서 미래 지향의 상징성이 결여된 듯
하다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오래전부터 "건물을 옆에서 보면 망자 형태여서 국회가
욕만 얻어 먹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사무처는 여론이 "예상치못한"방향으로 흐르자 부랴부랴 "의사당 돔의 철거
를 결정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건설교통부산하 시설안전기술공단이 5년마다 실시하는 의사당 건물에
대한 올해 안전진단결과 파라펫구조(의사당건물 처마수직벽)를 지지하고
있는 내부철골이 일부 부식, 이의 개선을 위한 기본설계비 1억원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 75년 지어진 국회의사당건물은 개보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파라펫구조 개선을 위한 기본설계결과가 나오면 어떤 형태로든
보수작업에 들어가지 않겠느냐는 것이 사무처 관계자들의 설명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하는 일이 별로 없는"국회의원들 때문에 사무처는 아이디어
한번 내놓았다가 되레 "혼이 난"형국이다.

< 양승현 기자 yangs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