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최대 경제도시 호치민(구 사이공)시내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호치민시 투득지구.

포항제철과 베트남 남부철강연합(SSC)이 지난 92년 합작설립한 포스비나
(POSVINA) 공장이 있다.

이 공장은 흔히 함석판으로 불리는 아연도금강판을 연간 5만t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포철의 베트남 최초 합작사인 이 회사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처럼 베트남
농촌지역의 지붕개량 바람을 타고 설립이후 6년째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포철은 이같은 경영실적에 힘입어 합작설립시 투자한 1백95만달러의
"본전"을 이미 뽑고도 남았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외국자본투자사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포스비나의 성공이후 일본 말레이시아 등 외국철강사의 신규합작 진출이
잇따랐을 정도.

이 회사는 최근 대만 등 3국산 저가제품의 수입이 늘어나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원가절감및 설비합리화 물류개선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자동차 가전산업 등의 침체로 한국의 철강수요가 줄면서 베트남 현지
공장이 포철 본사엔 톡톡히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포스비나 한철호 부사장은 "설립이후 생산에 필요한 모든 소재의 83%를
본사에서 수입해 왔는데 IMF체제 이후에는 1백%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개발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베트남에선 포철과 베트남 철강회사의
합작사가 포스비나(양철판)말고도 VPS(철근), 비나파이프(아연도금판)등
두 곳이 더 있다.

이들 3사는 동남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모두 흑자경영을 하고 있다.

베트남의 수도이자 정치도시인 하노이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하이퐁의 VPS는 베트남 철강산업의 이정표를 세운 곳으로 유명하다.

94년 4월 공장을 착공, 베트남 독립 50주년 기념해인 95년9월에 맞춰
최단기인 17개월만에 준공한 것.

VPS 이동식 사장은 "공장 준공식에 당시 드 모이 대통령이 직접 찾아
방명록에 서명을 했을 정도로 베트남 정부가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포철의 베트남 진출 강화전략은 빨간불이 켜진 수출전선에서 성공적인
해외시장 개척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은 최근의 경제위기에도 불구, 올해 5%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어서 철강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 호치민.하노이=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