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종합 기술력은 세계 14위.

연간 연구개발투자비는 미국의 14분의 1, 특허등록건수는 일본의 23분의1에
불과하다.

과학기술정책연구소가 발표한 한국기술력의 현주소다.

경제규모 11위, 무역규모 12위와 비교했을때 크게 뒤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나
속을 들여다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국내 제조업 분야의 가공 조립등 생산기술은 선진 기술을 도입 모방한 결과
일정 수준에 올랐다.

하지만 원천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기본설계, 소재, 핵심부품, 소프트웨어
등 핵심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형편없이 낙후돼 있다.

투자규모 인력등의 양적인 성장은 두드러졌으나 질적 수준과 효율성이 낮아
국제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되고있다.

경제 성장에 대한 기술 기여도는 미국 일본의 2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

기술개발활동의 평가 기초단위로 활용되는 연구개발투자비를 보면 국내
기술계가 얼마나 정체돼 있는지를 단적으로 알수있다.

민간기업의 경우 전체 매출액대비 연구개발 투자액이 2.5%(96년기준)로
선진국의 4.5~5%에 훨씬 못미치고있다.

지난해 영국의 한 조사기관이 발표한 세계 주요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순위서 2백위 안에 드는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했을 정도다.

과학기술의 국제경쟁력 비교에서 한국은 투자규모 7위, 인력규모 10위로
양적인 면에서는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질적 부문인 기술협력과 과학교육이 각각 43위, 24위여서 종합적으로
22위에 그치고있다.

<> 정보.전자 =반도체는 96년에 이미 1기가D램을 개발하는등 세계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생산라인에 설치되는 장비제조기술은 선진국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컴퓨터 기술은 하드웨어의 경우 선진국의 40%이나 소프트웨어는 20%이하다.

무선통신 분야는 5년정도 기술격차가 난다.

<> 기계.설비 =생산 품질관리 기술은 선진국의 75% 수준이나 설계 정밀가공
기술은 50%선이다.

더구나 초정밀 가공및 공작기계기술은 개발초기단계에 있다.

열처리 표면용접기술등 생산기반기술은 70%정도다.

<> 소재.공정 =범용금속 소재의 경우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정밀금속 분야는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신합성 소재 기술은 60% 수준이다.

에너지 절약이나 환경친화 공정등 공정 기술분야는 평균 50%정도에
불과하다.

<> 환경.생명과학 =청정기술이나 오존층파괴 대응기술은 선진국 대비 40%
수준이고 암 유전병등 난치병 연구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반면 발효공정기술을 이용한 생산기술은 선진국수준에 거의 도달했다.

<> 원자력 =다른 부문에 비해 비교적 앞선 상태다.

한국표준원전형 핵심기술은 이미 자립화를 이뤘고 터빈이나 발전기 제작
기술도 거의 국산화 직전 단계까지 와있다.

그러나 방사성 동위원소 분야에서는 선진국의 1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