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론시가여장행문자
구이의위주
의유수 무수지병 위지오합

시가나 산문을 막론하고 모두 생각이 그 주인이다. 생각이란 사령관과도
같은 것이어서 사령관이 없는 병사는 이를 오합지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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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청대에 걸쳐 살았던 왕부지가 그의 강재시화에서 한 말이다.

수능시험에서 고득점자가 많이 나와 앞으로 대학별로 치르게 될
논술고사의 성적이 입시에서 합격 여부를 가리는 관건이 되리라고들
말한다.

수험생들 대부분이 지금까지 줄곧 사지선다 단순사고 훈련만을 받아왔는데
갑작스럽게 글을 쓰라고 하면 그들은 과연 무엇을 쓸 수 있을까.

그들은 결국 겪어 본 일도 없고 생각해 본 일도 없는 내용을 마음에도 없는
말로 엮어내게 될 것이다.

학생들에게 거짓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