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

98년 전자업종의 매출액은 작년보다 14%가량 감소한 4백62억달러로
추정된다.

96년이후 3년 연속 외형성장이 뒷걸음질하는 것이다.

내수경기 침체로 가전과 컴퓨터 등의 판매가 크게 줄었고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도 가격폭락으로 수출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순이익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업종은 수출비중이 비교적 높고 대규모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주로
차입금에 의존해왔다.

이런 산업구조 탓에 환율이 급등했던 97년에는 외환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적자를 냈다.

올해는 IMF여파로 시중 자금사정이 극도로 경색되는 바람에 금리가 급등,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고 이 때문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전자업종의 영업환경은 99년 들어서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급락세를 보였던 반도체 LCD CPT 등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이 98년말부터 안정세에 들어선 것이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금리를 계속 떨어뜨려 내수경기를 부양하고
있는데다 원화환율의 안정세와 일본 엔화의 강세기조로 수출환경이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99년에는 반도체와 산전제품의 수출확대에 힘입어 매출액이 7%가량의
증가세로 반전될 전망이다.

순이익도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야별로는 내수가 여전히 4%가량 늘어나는데 그쳐 경기침체의 여파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워보인다.

그러나 수출은 8.2% 증가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던 반도체가 세계 반도체경기 회복으로
8%대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컴퓨터 통신기기 등 산전제품은 선진국의 정보기기 보급확산에 힘입어
10%대의 비교적 높은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가전제품은 내수침체와 러시아 동남아의 금융위기 여파로 3%의
미미한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업체들은 내년들어 수출호조로 올해보다는 영업환경이 개선되겠지만
자금난과 내수위축 등으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시중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어서 유동성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 전자업종에 대한 투자는 수출에 경영력을 집중하는 회사와
재무구조 우량기업에 국한되어야 할 것이다.

반면 내수업체와 설비투자 관련업체는 가급적 투자를 자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수출비중이 70%이상이고 부채비율이 2백%이하여야 추가적인 설비투자에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과잉투자 등으로 세계적 관심이 집중돼 있는 반도체 통신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 정도가 신규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번 위기에서 생존하는 기업은 적어도 3년간은 호황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