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는 우리기업을 집어삼킨 괴물이었다.

지난 1년새 IMF직격탄을 맞아 무너지고 쓰러진 기업이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법원에 들어온 화의법정관리 파산신청건수만 봐도 IMF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화의 법정관리 파산선고를 받기 위해 전국 법원을 찾은
기업은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난해 12월 이후 1년간 총 1천1백22건에 달했다.

법원판사들이 밤을 지새고 일해도 다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치다.

지난해 1~11월동안 집계된 수치와 비교해도 확연하다.

지난해 1~11월의 화의 법정관리 파산신청건수 3백27건보다 3.4배나 늘었다.

96년 79건에 비해서는 무려 13배나 급증했다.

법원의 화의 법정관리전담재판부를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올만하다.

특히 IMF이후 1년간 파산신청증가폭은 가히 폭발적이다.

2백83건.

97년 30건의 9.4배, 96년 18건의 15.6배에 이른다.

법정관리나 화의처럼 한가닥 회생기회를 잡아볼 건덕지도 없이 곧바로
무덤속으로 들어간 기업수가 너무도 많았다.

화의신청도 6백90건으로 97년 2백1건, 96년 9건에 비해 각각 3.5배와
76배가 증가했다.

법정관리와 달리 기존 사주의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이점때문에 법원이 화의를 개시해주는 데 엄격해져 심사에서 탈락한
기업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화의기각 결정을 받은 기업은 다시 법정관리로 진로를 변경하기도 했다.

이 기간중 법정관리 신청은 1백49건.

97년 96건, 96년 52건에 비해 1.5~3배가량 늘었다.

절대수가 많기도 했으나 화의로 간 기업덕분에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법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과 올초 3개월 동안 한달 평균 96개의 기업이
화의신청을 내고 23개가 파산절차에 들어가는 등 기업들의 부도와 몰락이
연초에 가장 극심했다"고 말했다.

< 고기완 기자 dada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