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마무리의 달"

12월이 시작되는 한 주다.

정부는 이달안에 기업과 금융 구조조정을 일단락 짓고 내년엔 새 출발을
한다는 각오다.

때문에 이달엔 구조조정이 마지막 피치를 올릴 전망이다.

정부는 이미 "채찍"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우선 기업 구조조정의 핵심중 하나인 5대그룹의 빅딜 업종중 석유화학
철도차량 항공 등 3개 업종의 구조조정 계획이 채권단으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이유는 자구노력의 강도가 약하다는 것.

따라서 이들 업종은 이번주부터 보다 강도 높고 구체적으로 구조조정
계획을 보완해야 한다.

재계 일부에선 "할 만큼 했는데 너무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의 의지는 단호해 보인다.

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주말 한 조찬간담회에서 "5대그룹은 적자
계열사들을 정리해야 한다"며 "내년부터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지키지 않으면
신규 여신을 중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쨌든 5대그룹은 이달안에 주요업종의 빅딜을 포함해 그룹 전체의 체질을
개선시키겠다는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주채권은행과 맺어야 한다.

금융구조조정에선 단연 조흥은행의 운명이 최대 이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주말 충북 강원은행 등과의 3자 합병에 실패한 책임
을 물어 위성복 행장과 2명의 임원을 전격 사퇴시켰다.

조건부승인은행으로 역시 증자나 합병 등 당초의 "조건"을 이행하지 못한
충북 강원은행에 대해서도 조만간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전망.

조흥은행은 앞으로 한달안에 합병을 포함한 새로운 정상화 계획을 내야
한다.

금융계에선 조흥+강원+충북의 3자 강제합병이나 부산 경남은행 등 새로운
파트너와의 합병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제일 서울은행중 한 곳과 합병하지 않겠느냐고 점치는 사람도 있다.

어찌되건 이달안엔 결판이 난다.

상업 한일의 합병은행인 한빛은행장 선임도 이번주 금융계의 관심사다.

지난 주말까진 한빛은행장 선임을 위한 행장인선위원회의 위원장 선정을
놓고 말들이 많았다.

은행장도 아니고 그 은행장을 뽑는 행장인선위원회의 좌장을 선정하는
데서부터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한빛은행장엔 과연 누가 선임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내달 3일은 한국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맞은지 정확히 1년째
되는 날이다.

마침 이번주엔 12월말 만기가 돌아오는 28억달러의 IMF 차입금 상환을
위한 정부와 IMF간 협의가 열린다.

정부는 이번에 28억달러의 IMF 빚을 만기연장하지 않고 갚되 그 대신
IMF측에 몇가지 요구조건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 요구조건이 무엇이고 과연 받아들여질지는 모르나 아무튼 IMF에 국가
경제의 운명을 "담보"로 맡겨야 했던 1년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만
하다.

[ 금주의 체크포인트 ]

<>.11월30일 : 제35회 무역의 날

<>.12월3일 : IMF 구제금융 1주년

<>.12월5일 : 공정위, 11월중 대규모기업집단 소속사 변동동향 발표

<>.주중 : . 항공, 철도차량, 유화 등 3개업종 빅딜계획안 수정
. 조흥, 강원, 충북은행의 운명
. 한빛(상업+한일)은행장 선임
. IMF 차입금 상환 협의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