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막겠다"는 두나라의 그린벨트제도 도입목적은
유사하지만 제도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우선 지난 78년 개발제한구역을 지정한 이후 한 번도 해제하거나 새로
지정한 적이 없는 우리와 달리 영국은 그린벨트를 수시로 풀거나 지정한다.
공교롭게도 국토면적대비 두나라의 그린벨트 구역비중은 비슷한다.
영국은 국토면적 24만4천평방km 가운데 6.4%인 1만5천평방km를 그린벨트로
묶어놓고 있다.
우리나라 그린벨트는 5천3백97평방km로 국토 9만9천평방km중 5.4%를 차지
하고 있다.
런던시 주변의 그린벨트(4천8백56평방km)가 전체 그린벨트의 31%를 차지
하는 것도 우리나라 수도권 그린벨트의 비중(1천5백67평방km, 전체의 29%)과
비슷하다.
영국은 지역주민의 요구 때문에 그린벨트를 풀게 되는 우리와 해제목적이
다르다.
주로 주변개발을 위해서다.
지자체가 주택건설 또는 고용창출을 위한 산업단지 건설을 필요로 그린벨트
를 해제한다.
영국에서의 그린벨트 해제절차는 민주적이다.
해당지역내 토지 또는 가옥소유자, 중앙정부, 지방정부, 국회의원, 지방
의회, 학계, 시민환경단체, 언론 등 그린벨트해제에 관련된 주체들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한다.
이들은 지자체의 개발수요를 면밀히 따져 적정한 해제면적을 놓고 장기간
토론을 벌인다.
"그린벨트 해제=주변개발로 인한 환경피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해당지역
주민들이 해제를 적극 반대하는 계층이다.
정치권도 주민들의 눈치를 보느라 그린벨트를 해제하는데 10년이상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영국이 수시로 그린벨트를 풀고 지정한다고는 하지만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의사결정를 내리고 있다.
일정을 정해 놓고 그린벨트 해제절차를 밟는 우리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 김호영 기자 hy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