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진출 =77년 1월

<>본사 =서울 서초동, 공장 =충북 진천

<>지분 =100% TI 투자

<>주력 사업 =DSP TFT-SCD 구동칩 등 비메모리반도체, 과열방지 센서기 생산

<>직원수 =3백여명

<>97년 매출액 =2천 17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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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문업체인 TI(텍사스인스트루먼트)코리아는 국내 기업에 위기극복
을 위한 구조조정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 회사는 일찌감치 구조조정을 단행, 경제위기속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77년 국내에 진출한 TI코리아가 경영위기를 맞은 것은 90년대초 삼성
현대 등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비메모리 반도체인 D램생산에 나서면서 부터다.

D램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기업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
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TI코리아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정도.

당연히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손영석 사장은 "90년대초부터 중반까지 매년 반도체분야 매출액이 절반씩
줄었다"며 "한국에서 보따리를 싸야하는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했었다"
고 당시를 회고했다.

TI코리아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주력 상품이던 D램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대신 국내 경쟁업체보다 기술적으로 우수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비메모리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탈출구는 휴대폰 기지국 모뎀 등에 사용되는 "디지털신호처리칩(DSP)" 및
"액정화면(TFT-LCD)구동칩"이었다.

TI코리아가 전략상품으로 이를 선택한 것은 경쟁사들과 차별화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

본사의 기술을 들여와 이를 국산 제품에 맞게 응용하면 사업성이 충분하다
고 판단했다.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불기 시작한 국내 이동통신 보급 붐을 예상한 결정
이기도 했다.

문제는 기술인력 확보였다.

TI코리아는 90년대초 매년 매출액의 10%가 넘는 2백만~2백50만달러를
연구개발(R&D)분야에 쏟아부었다.

기존 D램인력을 TI본사에 파견, DSP 및 TFT-LCD칩등 비메모리기술을
습득토록했다.

5년여의 투자로 이 회사 DSP연구센터의 연구진 20여명은 전세계 TI계열사
중에서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이동통신 및 노트북컴퓨터 보급과 함께 TI코리아의 제품들은 95년들어
국내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현재 이 회사의 반도체분야 사업중 DSP와 TFT-LCD칩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다.

94년 8백20억원이었던 매출액이 95년에는 무려 1천4백27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액 2천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는 3천억원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TI코리아의 과감한 사업전환은 본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TI는 96년 전자분야 백화점식 경영에서 탈피, DSP와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로 특화했다.

현재 TI의 세계 DSP시장 점유율은 45%.전 세계 모뎀 3개중 1개에, 이동전화
단말기 4대중 1대에 TI의 DSP가 탑재돼 있을 정도다.

TI코리아의 또다른 사업분야인 제어부품사업은 틈새 시장 공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충북 진천에 있는 제어부품공장은 과열.과전류 방지를 위한 센서제품만
만든다.

이 제품은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등 모터 과열이 우려되는 곳에 사용된다.

이 제품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NEC 등 세계 주요
자동차 및 가전 메이커에도 수출된다.

아시아 시장에선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TI본사도 진천공장을 "가장 작은 인력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이트"로 인정했다.

손 사장은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고,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분야를
찾아내 특화하는게 기업 구조조정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