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의 중역들중에는 전문가들이 많다.

전문성을 중시하는 외국기업들의 풍토탓에 대부분이 한 분야에 확실한
전공을 갖고 있다.

ABB코리아에서 인사를 담당하는 한윤석 부사장은 대표적인 인사전문가.

그는 외국기업 특유의 능력주의 인사를 한국적 풍토에 접목시키는데 성공,
한국형 능력급제 도입의 선구자로 꼽힌다.

3M의 전국환 부사장은 영업으로 잔뼈가 굵은 세일즈 전문가.

지난 79년 한국3M입사이후 줄곧 영업부서에서 연마제품, 테이프제품,
산업용품 등 거의 전제품을 섭렵했다.

추진력과 돌파력이 전 부사장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런 능력주의 풍토 때문에 30대에도 임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다국적
기업의 매력중 하나.

한국릴리의 최종태 상무와 지멘스 코리아의 김두일 이사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한국 릴리의 최종태 상무는 37세의 젊은 중역.

연세대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따고 삼성제일, 영동제일병원 등에서 가정의학
과장을 지낸 의사출신이란 점도 색다르다.

최 상무는 한국릴리에서 의학사업부를 총지휘하고 있다.

지멘스 코리아의 김두일 이사는 독일 유학파 원자력 전문가.

연세대학에서 세라믹공학을 전공한뒤 독일로 건너가 명문 아헨공대에서
원자력분야의 석사, 박사 학위를 땄다.

독일 원자력 연구소에서 3년여간 연구원으로 일하는 등 무려 10년간이나
독일에서 생활했다.

이런 전문성 덕분에 올초 38세의 젊은 나이로 한국원자력사업 본부장에
스카우트됐다.

한국 로레알은 특히 30대 임원이 많기로 유명한 회사.

35세로 다국적기업 한국지사의 최연소 중역인 퍼폼&뷰티 사업의 마크 듀블,
컨슈머사업부의 디디에 빌라누에바 전무외에 헤어살롱 사업을 책임지는 장
크리스토프 페리숑 전무도 38세로 젊은 임원이다.

파리 정치과학대학 출신인 그는 영어는 물론 독어와 포르투갈어 등 4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국제 비즈니스맨이다.

사장(마틴기유.37)이하 전무급까지의 임원이 거의 30대다.

유행의 흐름이 빠른 화장품 및 여성용품을 취급하는 회사 성격상 젊은
감각이 필요한 것도 로레알에 젊은 임원이 유난히 많은 이유가 아니냐는게
업계의 분석.

외국기업의 한국지사 임원중에는 능력을 인정받아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업무까지 총괄하는 중역들도 꽤 많다.

듀폰 코리아 임원들이 대표적인 예.

상무급 임원 8명중 6명이 아.태지역이나 중국의 사업까지 함께 맡고 있다.

김정원(자동차 사업부), 차정현(의류용 나일론), 최경무(엔지니어링 폴리머
사업부 전기.전자부문), 윤경로(인재개발), 김태호(포토마스크 지역마케팅)
상무는 모두 담당 영역에서 아.태지역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창주 상무도 한국과 중국 지역의 뷰타사이트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다.

듀폰 코리아 출신으로 미국 본사로 진출, 국제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임원도
있다.

김동수 전사장은 미국 본사 부사장으로 승진, 전세계 부직포 사업을 총괄
하고 있다.

김종세 전 사장 역시 아.태지역 엔지니어링 폴리머 사업 총책임자로 발탁된
경우.

현재 아.태지역 본부인 일본지사에서 근무중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