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대 2학년인 최군.

그는 저녁 6시면 어김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에 접속한다.

인터넷에 개설된 사이버 강의를 듣기 위해서다.

그는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실제 학교생활을 하듯 수업을
받는다.

가상도서관에서 관련서적을 찾아보며 토론과 대화도 사이버 공간에서 한다.

인터넷이 21세기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강의실에서 교수와 학생이 마주 보며 수업을 진행하는 기존 교육방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강의실을 벗어나 무한한 사이버 공간에서 강의가 이뤄지는 새로운 교육
방식이 도입되고 있는 것.

종전 교육은 일정한 연령이나 자격을 갖춘 학생이 일정 시간에 특정 장소에
모여 정해진 내용을 똑같이 교육받았다.

그러나 이처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따르는 방식은 정보사회에서는
경쟁력이 없다.

사이버 교육은 단편적이고 형식적이던 기존 교육을 현장 및 실용교육
중심으로, 획일적인 강의 스타일에서 양방향 멀티미디어 교육으로 바꾸고
있다.

인터넷 PC통신 전용회선 등이 책상과 칠판을 대신한다.

교수와 학생들은 서로 얼굴을 맞대지 않고도 격렬한 토론을 벌인다.

국내에도 일반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대학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현재 사이버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70여개.

가상대학은 정보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길러내는 새로운 요람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사이버 교육은 여러가지 장점때문에 학생들을 쉽게 끌어모으고 있다.

우선 제시간에 수업을 받지 못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파일형태로 올려져 있는 강의내용을 내려받아 들으면 된다.

강의노트가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기 때문에 받아적을 필요도 없다.

전세계 유명도서관과 국내외 학술지들을 볼수 있는 전자도서관은 물론
사이버 강의실, 토론방, 디지털 어학실 등도 갖추고 있다.

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교육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 모든 국민의 교육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교육부가 최근 인터넷 등을 활용한 사이버 대학의 강좌를 이수한
사람에게 학점 및 학력을 인정해 주는 내용의 "평생학습법(안)"을 입법 예고
했기 때문에 이같은 사이버 대학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서강대는 사이버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대학이다.

인터넷(multinet.sogang.ac.kr)에 교양과목인 심리학 강좌와 국어국문학과
경영학과 수업중 일부를 사이버 강의로 진행하고 있다.

이 과목을 수강한 학생은 학점을 인정받게 된다.

학생들은 교수의 강의내용을 실시간으로 인터넷에서 전송받아 학습하고
시험도 인터넷에서 치른다.

학생들은 각자 집에서 인터넷 접속 통계자료로 출석점검을 대신한다.

오는 2002년부터는 석.박사과정까지 신설할 계획이다.

성균관대 고려대 공주대 부경대 인하대 등 전국 12개 대학과 삼성SDS가
컨소시엄을 이룬 "열린 사이버대학"(www.ocu.ac.kr)은 경제학원론
정보통신개론 등 20개 과목의 강좌를 개설했다.

경북대와 한국방송대 등 9개대학은 "한국가상대학"(www.kyungpook.ac.kr/
kvu), 강원도와 강원대 등은 "강원 인터넷대학"(www.koo.net)을 개설했다.

이밖에 서울대 연세대 홍익대 아주대 등도 사이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평생교육이나 재교육을 위한 가상대학도 생겨났다.

이들은 대부분 인터넷서비스업체가 운영한다.

유니텔의 "사이버 캠퍼스"(www.cmchome.com)는 일반대학의 강좌를 인터넷에
올려 놓았다.

멀티미디어교육지원센터가 개설한 "사이버 교원연수원"(edunet.nmc.nm.kr)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좌를 개설했다.

한남대 전남대 순천대 등은 인트라넷 기반의 그룹웨어시스템인 노츠를
이용해 사이버강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교수와 학생은 어디서든 전화선을 이용, 호스트 컴퓨터에 접속해 가르치고
배울수 있다.

교수는 해외 여행 중에도 강의할수 있다.

풍부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첨부, 강의내용도 알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C통신을 통한 사이버강의도 활발하다.

명지대 경기전문대 등은 나우누리가 제공하는 "사이버 스쿨"서비스를 이용,
사이버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나우누리에 정규과목을 개설, 학생들에게 수강신청을 받아
강의를 진행한다.

명지대는 또 용인과 서울캠퍼스를 잇는 원격교육시스템을 구축, 서비스에
들어갔다.

인터넷으로 수강신청을 받아 학사업무에 드는 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다.

앞으로 인터넷을 통해 주문형비디오(VOD)방식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원격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특히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교수들도 손쉽게
강의안을 만들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사이버 교육은 기업에도 도입되고 있다.

대기업과 정보통신 관련기업들은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기술을 활용, 사이버
공간에서 사내교육을 한다.

업무에 지장을 주지않고 직원들을 교육할 수 있고 비용도 줄일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사이버 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습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 인프라가 구축되고 우수한 교육 콘텐츠가 제공돼야 한다.

사이버교육이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실제교육이 가진 장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사이버 교육의 약점을 보충할 수 있도록 가상공간이 아닌 실제
공간에서의 수업 등 기존 교육방식과의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

외국의 경우 특화된 교육과정을 제공하거나 기존 평생교육기관들이
가상대학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이 기존 대학강좌를 가상공간에서 제공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각 가상대학은 교육 수요자에 대한 사전조사를 통해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