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을 겨우 수용하는 비좁은 버스터미널.

어지럽게 널려있는 재래식 시장과 주거지역.

4~5층 규모의 초라한 업무용 빌딩.

그러나 이것은 평택의 진면목이 아니다.

놀랍게도 평택의 미래는 따로 있다.

"평택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3번 놀란다.

좁고 지저분한 구시가지를 보고 이곳이 정말 수도권이냐고 묻는다.

시청이 있는 비전지구에 데려오면 완벽한 기반시설에 감탄한다.

아산만을 따라 조성중인 공단과 항구에 이르면 개발의 역동성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한존우 시장비서실장).

불과 5년전만 해도 내륙 전원도시에 불과했던 경기도 평택시.

아무도 눈길하나 보내지 않았던 이곳이 다가오는 서해안 시대의 중심무대로
떠 오르고 있다.

송탄시 평택시 평택군 등 3개 시.군통합과 아산만권 개발이 맞물리면서
부터다.

서울면적의 79%인 4백52평방km.

동쪽으로는 평택과 송탄, 서쪽으론 아산만으로 이어지는 시 전역이
불도저 굉음으로 시끌법적하다.

2016년까지 인천광역시에 버금가는 국제적인 공업 및 무역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한 개발사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중 아산만의 해안을 끼고 조성되는 첨단산업도시가 개발의
하이라이트이다.

고깃배나 간간이 드나들던 한적한 어촌이었던 평택의 장래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이곳 2백8만평 규모의 포승공단은 매립공사를 끝나고 막바지 부지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확장공사중인 안중과 포승을 잇는 도로는 건축자재를 운송하는 트럭의
행렬이 이어진다.

포승공단 바로 옆에는 평택항이 자리잡고 있다.

아산만 개발은 배후공단건설 미니신도시개발 도로건설등을 촉발, 변화의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포승공단 평택항을 배후로 한산 칠괴 추팔 어연 장당 현곡 등 6개
공단이 20~30km 간격으로 구 평택과 구 송탄쪽으로 이어져 있다.

외국인 기업전용 임대공단인 한산공단을 제외하곤 모두 포승공단에
납품하는 중소 부품업체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다.

공단근로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미니신도시 개발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옥길리 일원 1백50만평에 조성되는 청북신도시와 안중지구 합정2지구
송화지구 장당지구 이충지구 이화지구 등 7개 미니신도시가 2000년대초까지
조성된다.

공단과 항구, 공단과 미니신도시를 연결하는 각종 도로사업도 활기를
띄고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 서해대교구간, 동서고속도로 안중~평택구간, 평택~용인간
45번 국도는 평택과 인근 지역을 연결하는 대동맥이다.

진위천 강변도로, 팽성~안중간 도로, 국도 1호선 우회도로,
만호~안중~평택간 38번 국도는 평택을 동서로 연결하는 모세혈관 역할을
하게 된다.

동시다발적인 개발붐은 땅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IMF 여파로 지난해에 비해 땅값이 절반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최근 5년간
연평균 지가상승은 1.5배를 기록하고 있다"(안중공인 이광수씨).

특히 포승공단의 배후지인 안중지구 중심상업용지의 경우 평당 8백만~
1천만원으로 서울 변두리 지역과 거의 맞먹는다.

팽성~안중간 왕복 4차선 대로변 준농림지는 평당 1백만원을 호가하는
물건이 수두룩하다.

대로를 조금 벗어난 농로변은 평당 50만원에 시세가 매겨져 있다.

외국기업 전용공단이 들어서는 한산리 일원도 기대를 모으는 곳이다.

도로와 가까운 임야는 평당 20만원.

94년 평택군 시절에 평당 1만원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20배나
급등한 것이다.

이밖에 1번 국도, 38번.39번 국도변 준농림지나 임야는 평당 30만원선을
호가하는 등 강세다.

서해안고속도로와 동서고속도로가 갈리는 청북분기점 청북IC 평택분기점,
동서고속도로 송탄IC 주변도 투자가 활발하다.

시세는 평당 30만~40만원선으로 상승추세다.

서해안 산업전진기지로 탈바꿈하는 아산만.

지도를 바꿔놓고 있는 대역사의 한 가운데에 평택이 서 있다.

각종 개발과 더불어 평택의 21세기는 무르익고 있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