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5천원하는 수박이 부산에서는 1만원한다면 서울에서 수박을
사서 부산에서 팔면 수박 한개당 5천원의 차익을 남길 수있다.

이처럼 같은 물건이라도 장소에 따라 다른 값이 매겨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가격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완전히
공유되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다.

증권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채권 주식가격이 장소에 따라 다른 값에 거래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를 활용해 무위험 수익을 얻는 것이 바로 차익거래다.

최근 증시에서는 다양한 차익거래 수단이 등장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공짜점심"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다.

<>외화표시 채권=먼저 채권시장을 보면 동일한 주체가 발행한 채권이
국내외에서 다른 금리에 유통되는 경우가 있다.

정부나 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이 대표적인 예.

한전채 3년물을 예로 들면 해외에서는 최근 13.5%대에서 매매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0%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동양 대우 LG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이같은 금리차를 노려 해외에서
유통되는 외화표시채권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다만 환율이 하락하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선물=선물시장에서도 차익거래를 통해 무위험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선물가격이 이론가 보다 저평가되거나 고평가되면 차익거래가 가능해진다.

주가지수 차익거래는 기관의 전유물처럼 돼 있으나 대신증권은
일반투자자들도 차익거래를 할 수있도록 하는 "선물옵션일괄주문서비스"를
제공하다.

이 서비스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현물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차익거래기회가
발생할 때마다 마우스 클릭 한번만으로 일괄적으로 매매주문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선물관련 차익거래는 설사 일반인이 직접 참가하지 않더라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현물투자자도 차익거래 동향을 챙겨야 한다.

<>유상신주=현물주식도 차익거래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것이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인수권을 활용하는 것.

일부 종금사나 금융부띠끄 등이 최근 증자를 실시한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뒤 현주가보다 10%정도 싼 가격에 신주인수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챙긴 적이 있다.

예을 들어 현재 주가가 1만원인 기업이 발행가 8천5백원에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 구주를 증권예탁원으로부터 1만원에 빌려서 판 다음 9천원에
신주인수권을 매입하면 주당 1천원의 무위험수익을 얻게된다.

<>DR.EB=이밖에 해외주식예탁증서(DR)나 교환사채(EB)를 이용한
차익거래도 있다.

일반투자자들이 직접 참가할 수는 없지만 해당 종목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DR을 이용한 차익거래는 해외에서 유통되고 있는 DR가격이 국내 원주보다
싼 경우에 주로 이용된다.

즉 외국인이 국내에서 원주를 공매도한 다음 해외에서 싼 가격으로 DR을
매입한뒤 주식으로 전환해서 결제하는 방식이다.

원주가격과 DR가격차이 만큼 무위험 수익이 떨어지는 것이다.

최근 은행주의 DR가격이 원주가격밑으로 추락하자 이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

해당 기업 주가에는 악영향을 주게 된다.

지난달에 필코전자가 발행한 포항제철 교환사채도 차익거래의 일종이다.

이는 포철의 외국인 장외프리미엄이 15~20%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주당 4만6천원에 포철주식을 사모은 필코전자는 EB를 발행한 다음 이를
4만9천9백60원에 외국인(사채인수기관)에게 넘겼다.

외국인은 다시 이를 장외에서 다른 외국인에게 5만5천원에 넘긴 것이다.

이 거래로 필코전자와 사채인수기관은 각각 8.6%및 10%정도씩 수익을
올렸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