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증권사 영업부직원들의 얼굴에 다시 화색이 돌고 있다.

엔화강세에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속속 금리를 인하하는 등 해외변수
들이 안정되자 외국인의 주식 매수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이런 창구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적이고 그
규모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외국인은 게다가 매도로 일관했던 선물시장에서도 매수우위로 돌아서
투자자들을 한껏 고무시키고 있다.

과연 연초와 같은 "화려한" 외국인 장세를 그려낼 수 있을까.

<> 최근 매매동향 =한전 삼성전자등 블루칩을 포함, 엔화강세에 따라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 대우중공업 등 수출관련주로 주문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매도에 나섰던 주택 신한 국민 등의 일부 은행주로도 매기가 확산
되고 있다.

지난달말 하루평균 1백억원대에도 못미치던 외국인 순매수규모는 8일
3백18억원, 9일에는 6백41억원을 기록했다.

최근들어 선물시장에서도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현.선물에서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어 향후 장세에 대한 시각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강하다.

<> 외국증권사 분위기 =엥도수에즈WI카증권의 임우택 이사는 "지난 9월초
모건스탠리(MSCI)지수 한국편입비중이 두배로 확대됐을 때 한국투자비중을
미처 높이지 못했던 외국펀드들이 추가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300선을 바닥으로 인식하는 펀드들도 있어 이제는 한국주식을 사놓아야
한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고 임이사는 덧붙였다.

HSBC증권의 한 관계자도 "가격불문하고 무조건 "사자"주문을 내는 외국인도
있다"며 "미국계 뮤추얼펀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경기가 침체조짐을 보이고 있고 FRB가 추가금리인하를 시사해 미국으로
부터 자금이 환류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헤지펀드인 롱텀 캐피털 매니저먼트가 사실상 파산, 다른 헤지
펀드들의 입지가 좁아진 게 뮤추얼펀드 움직임이 활발해진 배경이라고 설명
했다.

ABN암로 아시아증권의 송동근 이사는 "한국비중을 높이기 위해 추격매수에
나서는 경우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의 금리인하로 세계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 금리도
사상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원화환율도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것을
투자여건이 호전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순매수 이어질까 =송이사는 일평균 3백억원대이상의 순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투자규제가 심해지고 있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나 불안한
브라질 등보다 투자하기에 한국이 상대적으로 낫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크레디리요네증권의 허의도 이사는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이 크게 개선됐다기
보다는 다른 시장에 비해 그나마 안정감을 주는 것이 외국인 매수세를 불러
오고 있으나 돌출 악재가 나타나면 매수세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