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서울에서 옷가게를 운영했던 한경식씨(46.경기도 부천시 심곡1동).
IMF 여파로 장사가 힘들어지자 서울에 있는 부동산을 처분하고 이곳으로
옮겨왔다.
재래시장 주변 "목"좋은 곳에 4층짜리 상가주택을 마련한 것.
서울에선 임대료도 못낼 정도로 어려웠지만 지금은 여유가 넘친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월 2백20만원 정도의 임대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많은 노력끝에 안정적인 부동산을 골라 "자산 재조정"을 감행한 덕분이다.
서울 영등포에 있던 한씨의 점포(20평)는 지난해만해도 황금상권의 노른자
위였다.
평당 임대료가 1천만원에 이르고 권리금도 1억원을 호가했다.
하지만 IMF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파리가 날릴 정도로 장사가 안되면서 권리금도 싹 사라졌다.
계속된 적자로 버틸 재간이 없었다.
고민끝에 점포와 살고 있던 아파트를 팔아 수도권지역에 상가주택을 구입
하기로 했다.
상가주택은 수익이 안정적인데다 주거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한씨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점포보증금 2억원과 당산동 34평형 아파트
1억3천만원 등 모두 3억3천만원.
친척의 조언에 따라 부천시 심곡동에 터전을 마련키로 했다.
재래시장(중앙시장)과 주택밀집지를 끼고 있어 전망이 밝다는 말에 마음이
끌렸다.
인근에 있는 중개업소에 물건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한달 후 중개업소로부터 괜찮은 물건이 급매로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대지 60여평, 건평 1백50여평 규모로 지은지 5년된 상가주택이었다.
매도희망가는 4억원.
급매로 나와 시세보다 1억원 이상이 싸다는게 중개업소측의 설명이었다.
모자라는 자금은 임대를 끼는 조건으로 3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상가임대료는 지하층이 보증금 1천5백만원에 월 50만원, 지상1층이 보증금
5천만원에 월 60만원, 지상2층이 보증금 2천5백만원에 월 50만원, 지상 3층이
보증금 1천만원에 월 60만원이었다.
4층은 주택으로 한씨 가족이 살고 있다.
사는 집이 마련된 것은 물론이고 보증금만 1억원이 됐다.
부족한 구입자금은 은행신세없이 간단히 해결됐다.
현실을 탓하지 않고 과감하게 변신한 용기가 한씨를 결국 수렁에서 구해준
셈이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