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무심 경중자현
경무심 연치자현

저울은 무심하지만 가볍고 무거움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
거울은 무심하지만 곱고 미움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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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팽여양의 "목궤용담"에 보이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고도로 발달된 과학문명 시대에 살면서 각가지 이기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중 대부분은 정밀한 계기에 의하여 통제된다.

이들 계기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일상생활은 당장
큰 혼란에 빠져들고 말 것이다.

저울은 법정신을 상징하고 거울은 평점심을 상징한다.

저울과 거울의 공정무사는 바로 사회정의의 지표이기도 하다.

도량형의 눈금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법이 수시로 바뀌며, 거울이 대상물의
모습을 마구 일그러뜨린다면 우리는 무엇을 믿고 살 수 있을 것인가.

< 이병한 전 서울대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