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개혁 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G7이 시장경제 개혁을 강조하고 있는데 반해 러시아
신정부는 "사회주의적 의미"에 무게를 더해 차이를 분명히 했다.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신임 총리는 14일 첫 각료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러시아는 위대한 사회주의의 의미를 담은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고 말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강력하고도 능동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셸 캉드쉬 IMF총재는 이날 한 프랑스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시장개혁을 분명히 하기 전까지는 일절 자금지원이 없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지원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G7 외무.재무차관회의도
이날 첫 회의를 갖고 "러시아정부가 시장경제 개혁에 착수하기 전에는
일제 지원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프리마코프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신정부는 러시아와 국민의 이해를
배려해야만 하는 민족 정부이자 조국의 정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자신이 붉은 색(공산당)의 옹호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마코프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서구식 시장경제를 일부 유보하고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실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서방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이번주말께 각료 인선을 마치고 새내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러 정계 소식통들은 이와관련, 유리 마슬류코프 제1부총리, 이고르
세르게예프 국방, 이고르 이바노프 외무, 세르게이 스테파쉰 내무, 세르게이
쇼이구 비상대책장관과 빅토르 게라시첸코 중앙은행 총재 등이 확정된 상태
이며 보.혁 연합내각적 성향을 띠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러시아 국내경제는 정부의 강력한 통제에 힘입어 루블화와 물가가
지난 주말에 이어 이날도 다소 안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 정규재 기자 jk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