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주류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맥주와 소주에 대한 소비가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맥주 수요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물량기준으로 10%나
감소했다.

소주는 5%정도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외부차입금이 많아 이자지급등 금융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맥주업체의 경우 생산후 45일이후에 주세(공장도가격에 대해 1백30%)를
납부해야 하나 외상매출금회수기간은 평균 70일이어서 그만큼 자금회전이
매끄럽지 못하다.

소주업체는 주세인상이라는 중장기적 복병까지 만났다.

지난 7월말 WTO(세계무역기구)와의 주세협상에서 정부가 패해 내년초쯤에는
위스키주세를 내리든지 소주주세를 올려할 판이다.

정부는 이에대해 WTO에 항소를 준비중이다.

소주주세(35%)가 인상되면 향후 소주가격은 60%정도 인상돼 소비위축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보해양조 =가격을 인하한 "곰바우"의 인기가 지속된데다 판매관리비와
광고비가 감소한데 힘입어 매출원가율이 하락, 지난 상반기 순이익이 62.6%
늘어났다.

판관비는 지난해 온기 37.1%에서 28.3%로 떨어졌다.

특히 광고비는 10.5%에서 4.4%로 줄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전체적으로도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4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재무구조도 호전될 전망이다.

지난 7월1일 자산재평가를 실시해 재평가차액이 2백50~3백억원정도로
예상된다.

부채비율은 지난 6월 현재 7백36%에서 3백%안팎으로 낮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사내 유보율은 2백35%에서 7백%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소주주세가 대폭 인상될 경우 매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진로 =화의상태여서 상대적으로 오히려 유리한 점도 많다는 분석이다.

금융비용이 낮아지고 광고비도 제한되는 대신 소주매출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을 줄이고 기존의 영업력을 살리게 되면 회복가능성
도 엿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OB맥주 =오는 9월1일부터 ''두산''으로 주권이 변경상장된다.

두산백화 두산경월 두산전자 등 8개사를 합병해 두산으로 거듭나게 된다.

기존의 맥주사업부문은 벨기에의 인터브루사와 합작한 비상장사로 넘어간다.

OB맥주라는 상호는 이 합작사가 사용한다.

두산은 소주 청주 와인 등 주류사업과 식품사업 등을 하게 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맥주사업부문을 넘기면서 차입금도 합작사로
넘기게 돼 ''두산''은 금융비용부담을 크게 덜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합병후 비수익부문을 정리하고 수익성을 높이면 장기적으로 주가는
상승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이트맥주 =시장점유율은 지난해말보다 3%포인트 높아진 48%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맥주가격의 인상(병맥주 8.5%, 캔맥주 14%)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판매량이 4.8% 줄었다.

경상이익도 33.9%가 감소한 60억원에 그쳤다.

매출부진과 금융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홍천공장건설로 차입금이 8.6%늘어났고 금융비용이 12.1%포인트나 높아졌다.

경기침체로 맥주판매량은 매년 5%씩 감소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이런 점을 감안, 올해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50%정도 감소한 37억원에 머물고
주당순이익(EPS)도 7백52원에서 2백53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