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조지 소로스도 러시아에서 20억달러(약 2조6천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의 스탠리 드러커밀러 운영책임자는 26일 미국의
케이블 TV방송인 CNBC에 출연, "러시아 국채와 주식 등에 20억달러를
투자했으나 가치가 거의 "제로(Zero)"에 가깝게 떨어지는 바람에 지난
한해동안 투자자금을 몽땅 날렸다"며 "이제 더 손해볼 여지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주가와 채권값이 올라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불안정한 상태인데도 소로스가 왜 투자를 강행했는지에
대해 "소로스는 러시아가 자본주의 경제로 돌아섰다는 확신에 따라 투자한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소로스도 러시아 상황이 확실히 붕괴 위험이 있는
상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경제가 이 지경이 된 이상 옐친이 물러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소로스의 시각"이라며 "소로스는 그러나 내달초 클린턴이
옐친을 만날때까지는 권좌에 붙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소로스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손실을 크게 입은 뒤 최근 파이낸셜타임
지에 낸 기고를 통해 "러시아가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려면 루블화 가치를
15-20% 정도 절하한 뒤 유러나 달러에 고정시키는 통화보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