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수습의 교과서로 꼽히는 나라는 단연 스웨덴이다.

금융감독위원회도 스웨덴의 경우를 모델로 삼아 금융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

실제 스웨덴은 짧은 기간에 적은 비용으로 금융위기를 수습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외환위기를 수반하지 않았고 정부재정이 풍부했다는
점이 우리나라와 다르다.

<> 금융위기 발생원인 =83년이후 경기가 호황국면을 지속했다.

금융자유화도 지속적으로 추진됐다.

부동산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이에따른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경제의 거품현상이 발생했다.

거품의 한계는 91년부터 나타났다.

긴축정책및 세제개혁 등으로 90년들어 부동산값이 폭락했다.

자연 부동산관련 대출이 부실화됐다.

은행들의 대외신인도도 추락,해외차입도 부진했다.

일부은행에서는 예금인출사태등이 발생했다.

급기야 91년엔 저축은행인 포스타 스파(Forsta Spar)은행이, 92년엔
랭킹 3위와 4위인 노드(Nord)은행과 고타(Gota)은행이 지급불능직전에
이르렀다.

<> 금융위기 수습대책 =스웨덴은 금융위기가 발생하자마자 신속한 대응책을
취했다.

골자는 두가지.

부실금융기관및 부실채권 정리가 그것이다.

스웨덴은 92년 12월 "금융시스템 강화시책법"을 제정, 외국은행 지점을
제외한 모든 금융기관의 채무원리금 전액에 대해 정부가 지급을 보증한다고
선언했다.

이와함께 노드은행및 고타은행을 정부가 인수, 국유화하는 등 위기확산을
방지하는데 주력했다.

93년엔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은행지원청을 설치했다.

은행지원청은 미국이나 노르웨이 등에서 금융위기를 다뤄본 경험이 있는
컨설턴트를 적극 활용했다.

부실화정도가 비교적 적은 은행은 정부출자및 지급보증을 통해 회생시켰다.

부실화가 큰 노드및 고타은행은 합병시킨후 민영화했다.

또 노드은행과 고타은행의 부실채권정리를 전담하는 회사를 별도로 설립,
집중 지원했다.

<> 대책 추진결과 =스웨덴 정부는 91년에서 93년까지 총6백53억크로나(GDP의
6%)를 투입했다.

그러나 94년이후에는 은행에 대한 지원이 전혀 없다.

위기가 그만큼 빨리 수습됐다는 의미다.

실제 스웨덴의 금융시스템은 94년들어 안정됐다.

은행들의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은 금융위기 기간중 8~9%에
머물렀다.

그러나 94년엔 13%로, 96년엔 16%로 상승했다.

대내외 신뢰가 회복됨에 따라 유동성사정도 호전됐다.

경상이익도 94년부터 흑자로 전환됐다.

한편 금융위기 이후 대형상업은행들의 지점수는 크게 늘었다.

90년 1천3백45개이던 대형은행의 지점은 95년엔 2천2백39개로 불어났다.

반면 소형 저축은행의 지점수는 90년 1천1백24개에서 3백49개로 줄었다.

적극적인 구조조정의 결과다.

한국정부가 현재 추진중인 대형선도은행과 틈새은행으로의 재편작업도 바로
스웨덴의 경우를 본뜬 것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