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저녁 대전 토지공사 충남지사에 난데없이 50여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이날은 노은택지개발지구내 단독주택지 수의계약이 있기 하루 전.

모두 대전지역 최고의 주거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노은지구내의
주거전용지역 단독주택지를 사려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선착순으로 줄을 서서는 충남지사 로비에서 꼬박 밤을 새웠다.

이들 매수자들로 인해 충남지사는 수의계약 실시 이틀만에 90여필지 모두를
팔아버렸다.

이같은 현상은 IMF한파로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이례적인 풍경이다.

이는 대전지역 부동산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살아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토지공사 충남지사 이석행 지사장은 "정부청사의 대전이전과 부동산부양책이
맞아 떨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매기가 눈에 띄게 되살아
나고 있다"고 말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토지공사 충남지사 관할 택지개발지구내 땅은 IMF 한파 이후인 98년 1.4분기
동안에는 전년 같은 기간의 9%인 12필지가 팔린데 그쳤다.

그러나 2.4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무려 1백36%가 증가한 3백44필지가
매각됐다.

특히 올들어 1.4분기동안 1필지 매각에 불과했던 대전둔산지구 상업용지도
2.4분기들어서는 8필지나 팔렸고 그동안 판매가 전혀 없었던 서산 읍내지구도
올들어 95필지가 팔려 전년동기 대비 31배나 증가했다.

법원경매 물건의 낙찰률도 높아지고 있고 유찰횟수도 줄어들고 있다.

대전지법이 유찰시 적용하는 저감률을 낮춘 지난 7월 한달동안 물건
8백10건중 2백39건이 낙찰돼 평균 29.5%의 낙찰률을 보였다.

이는 올들어 1월부터 6월까지의 평균 낙찰률 18.5%보다 무려 10% 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17일 현재 39.3%의 낙찰률을 보여 IMF이전 평균 낙찰률
31.6%보다도 오히려 높아지는 기현상을 보였다.

또 유찰횟수도 대부분 2, 3회이상 유찰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상당수가 1회 유찰에서 멈추고 있다.

대전지법 관계자는 "최근 들어 경매를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해 업무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경매분위기를 전했다.

아파트거래 또한 활발해지면서 정부청사가 있는 둔산지역은 전세물건이
나오기 무섭게 소화되고 있다.

매수자의 입맛에 맞는 물건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물론 가격도 상승했다.

실수요자가 가장 원하는 31평형의 경우 전세는 5백만~1천만원 정도 올랐고
매매도 1천만까지 인상된 상태에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정부청사 특수가 대전지역 부동산경기를 더 이상은
하강국면으로 몰고가지 않을 전망"이라며"부동산시세가 최저점에서
상승곡선으로 반전한 상태로 본다"고 말했다.

< 대전 = 이계주 기자 leeru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