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체제이후 투자자들의 고민중 하나가 어느 증권사와
거래하느냐를 결정하는 일이다.

이미 동서증권과 고려증권이 폐쇄돼 무대밖으로 사라졌다.

또 산업증권과 장은증권이 영업정지상태에 들어가 퇴출대상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감독당국은 향후에도 재무건전성이 나쁘다고 판단되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유도키로 해 추가퇴출되는 증권사가 뒤이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물론 거래하던 증권사가 문을 닫더라도 고객이 주식투자를 위해 맡긴
예탁금이나 수익증권 등 예금을 떼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관례로 봤을 때 부실증권사로 낙인 찍혀 일정기간 영업
정지를 당하면 상당 기간동안 예탁금을 찾거나 수익증권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투자자들이 증권사를 고를 때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래할 증권사를 택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몇가지 기준을 소개한다.


<> 영업용 순자본 비율 =이는 쉽게 말해 증권사가 위험에 처했을 때 단기적
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이라고 할 수 있다.

증권감독원은 이 비율이 1백50%이상이면 영업상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판정
하고 있다.

6월말현재 이 비율이 1백50%미만인 회사는 SK 산업 동방페레그린 장은증권
등 4개사다.

SK와 동방증권은 거액의 증자를 통해 이 비율을 높일 계획이지만 이미 영업
정지상태에 들어간 장은과 산업증권은 이 비율을 높일 능력이 없어 사실상
퇴출대상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영업용 순자본 비율이 높다고 우량 증권사는 아니라고 증권감독원은
강조하고 있다.

기준인 1백50%가 넘으면 비율의 높고 낮음에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영업용 순자본이 많다는 것은 비상시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 많다는 얘기일
뿐 우량증권사를 판별하는 유일한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비율이 과도하게 높으면 경영은 안정적이지만 성장성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 증권감독원 경영평가등급 =증감원이 증권사의 경영관리, 경영 합리화,
공정거래 기여도, 투자자 보호 및 증시안정 기여도 등을 종합평가한 등급으로
우량증권사를 고르는 하나의 척도다.

등급은 AA,A,B,C,D등급이 있으며 AA등급 회사가 가장 양호한 것임을 뜻한다.

지난 5월말현재 증감원 평가에 따르면 동원 신영 삼성 대우 등 4개 증권사가
AA등급을 받았다.

대유 동부 신한 대신 신흥 등 5개 증권사는 A등급을 획득했다.

최하등급으로 평가받은 증권사는 한진 산업 SK등 3개사이며 환은스미스바니
증권은 평가대상에서 제외됐다.

<> 당기순이익 =일정기간동안 영업을 해 얼마나 벌었는가 하는 개념이다.

원칙적으로 당기순이익이 많을수록 좋은 증권사라고 보면 된다.

97사업연도(97.4~98.3)의 경우 동양 신영 동원 삼성 환은스미스바니 유화
동부 한누리투자 등 8개 증권사가 흑자를 냈다.

하지만 지난해 결산에선 증권사마다 주식평가손 반영비율과 대손충당금
비율 등이 제각기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해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난 몇년간의 순이익 현황을 살펴보면 증권사 수익성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다.

올 1.4분기의 경우 동원 신영 삼성 동부 유화 동아 등 6개사만이 흑자를
기록했다.

이번 결산에선 결산조건이 같아 어느 회사가 수익성이 좋은지 한눈에 알 수
있다.

<> 종합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안전성, 증감원 평가등급은 공공성,
당기순이익은 수익성을 강조하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어느 한 지표만을 사용하면 "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증시전문가들은 세가지 지표를 같이 사용해 증권사를 면밀히 따져
보면 거래증권사를 택하는데 잘못을 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