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성전자부품 ]]

''품질은 일본 수준으로 값은 중국 수준으로''

경기도 화성군 향남면에 자리잡은 아성전자부품(대표 권승호.48) 공장
현관에 내걸린 캐치프레이즈다.

"이 정도는 돼야 모기업인 LG전자가 경쟁력을 가질 것 아니냐"고
권 사장은 밝힌다.

권 사장의 말처럼 두 회사의 관계는 특별하다.

단순히 납품받는 관계를 넘어 공존공생하는 파트너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지난 3월초부터 6월말까지 넉달동안 아성전자부품엔 LG전자 직원 5명이
파견근무를 했다.

경영혁신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압박을 생산성 향상으로 풀어보자는
취지였다.

두 회사가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 CD롬 부문의 생산성이 38%나 향상됐다.

당초 목표로 삼았던 30%를 웃돈 쾌거였다.

우선 1분당 CD롬 드라이브 메커니즘 생산량이 14.6대에서 20.2대로
늘었다.

반면 생산라인 투입인원은 84명에서 63명으로 줄었다.

"생산성 향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크게 덜었다"고 권 사장은
말한다.

이 회사와 LG전자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84년 문을 연 이래 꾸준한 지원이 이뤄져 왔다.

당초 CD롬 분야에 뛰어든 것도 LG전자와 협력해온 덕이었다.

CD롬 드라이브 개발 초기단계인 지난 95년부터 두 회사는 힘을 합쳤다.

아성전자부품이 VCR 데크 부품을 10년이상 생산하면서 쌓은 금형및 성형
분야의 노하우가 LG의 CD롬 드라이브 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

긴밀한 협력관계는 성장으로 이어졌다.

CD롬 드라이브가 생산된 95년 8월부터 아성전자부품의 매출은 껑충
뛰기 시작했다.

VCR 데크 부품만 생산하던 그 전에는 한 해 매출이 6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95년에 1백억원을 돌파했다.

그 다음해엔 1백6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2백13억원을 기록했다.

심한 경기침체로 대부분 제조업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는데도 이 회사
매출은 늘고 있다.

이 회사 임직원들은 "IMF를 모른다"고 말할 정도다.

또 CD롬 드라이브 메커니즘을 생산하면서 쌓인 노하우로 전문가용 CD
플레이어를 생산해 매달 50만달러어치 가량을 유럽과 미주로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 밖에도 불량률이 만개당 하나를 넘지 않는 1백PPM을
달성했다.

또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유망수출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권 사장은 "어려울 때마다 관련분야 전문가를 파견해 애로사항을 타개해
주는 것"을 LG전자와 협력의 가장 큰 이점으로 꼽았다.

시장추세를 빨리 읽을 수 있고 신제품 정보도 빨리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들었다.

LG전자 관계자도 "아성전자부품은 믿을 수 있는 회사다.

품질관리의 개념조차 없던 80년대부터 품질관리과를 따로 둘 정도의
회사이니 자연 신뢰가 쌓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