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1시30분 서울 명동성당앞 5개 퇴출은행 노조원 농성장.

연 나흘째 농성에다 장마비마저 맞아 지친 대동은행원들 앞에 고향손님들이
찾아왔다.

김규재(54)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 등 대구지역 상공인 8명은 김태호
노조위원장을 붙잡고 통사정에 들어갔다.

"여러분이 농성하는 동안 지역경제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대화를 통해 정부측과 고용문제를 해결해볼테니 일단 대구로 돌아갑시다"

"지역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정부의 퇴출결정을 수용할수 없습니다.

더구나 다른 4개 퇴출은행 노조원들과 운명을 같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고용승계 문제가 해결될때까지는 농성을 풀 수 없습니다"(김 위원장)

이에 굴하지않고 김 부회장 등은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업무에 복귀할 것을 거듭 호소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된 노조의 입장도 단호했다.

"우리만 내려갈순 없습니다"

양측간에 30분 남짓한 시간동안 서로를 이해시키려는 대화가 오고 갔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김 부회장은 설득작업을 포기한채 고용승계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인수은행인 국민은행으로 쓸쓸히 발길을 돌렸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