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주식 순매도 규모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

6월말부터 주식을 순매수하는 날도 심심찮게 생겨나고 있다.

2일엔 무려 3백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다른 아시아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외국인들은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서 6월말부터 소폭으로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에따라 외국인투자자들의 대아시아 투자의견이 "매도"에서 "매수"로 바뀐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2일의 매수세는 추세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아직은 관망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우선 주식 매수주체의 성격부터 끄집어 낸다.

이남우 삼성증권 이사는 "최근 미국 또는 아시아계의 작은 펀드들이 기술적
반등을 노리고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며 "대형 뮤추얼펀드나 연기금들은
꿈쩍도 하지않고 있다"고 외국인의 분위기를 전했다.

외국인의 절대매수규모가 추세적으로 늘어나기 어렵다는 견해도 만만찮다.

정준호 대우증권 국제영업부장은 "2일의 매수세가 인상적이긴 하지만
그같은 추세가 지속될지는 의문이고 매수종목이 한전 삼성전자 등 일부
핵심우량주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
것이 외국인의 비관론을 다소 희석시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원화가 고평가됐다는 인식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옥성 WI카증권 지점장은 "일본 엔화값이 많이 떨어졌는데도 원화는 별
변화가 없었다"며 "환차손을 우려해 외국인들이 주식매수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점장은 "외국인들의 채권투자가 늘지않고 있다는 점과 대기업들이
달러화를 움켜쥐고 있다는 사실이 원화 고평가의 단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도 주식매수를 주저하게 한다.

정태욱 속젠크로스비증권 지점장은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 의지는 높게
평가하지만 한국인들이 구조조정에 수반되는 고통과 비용을 견딜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에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에 대한 걱정도 한몫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지점장들은 한결같이 하반기에는 경상수지가 나빠지고 경제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외국인들이 구조조정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지속적인 매수우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