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빈 미국 재무장관은 1일 오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방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선 대기업의 개혁이 신속히 진행되는게 중요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진 현대 대우 LG SK 등 주요 대기업 회장단과의 면담에선 빅딜 등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루빈 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을 정리한다.

-5대 기업 회장들과 만나는 목적은 무엇인가.

"대기업 총수뿐 아니라 노조 지도자들을 만난 것도 마찬가지지만 가장 큰
목적은 한국의 실상을 듣기 위한 것이다.

경제 각 부문의 다양한 견해를 듣고 그중에서도 대기업들의 개혁이 중요
하다는걸 강조하려 한다"

-5대 기업 회장들에게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빅딜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것인가.

"대기업 회장들에겐 재벌 개혁이 신속하게 진행되는게 중요하다는걸 얘기할
것이다.

한국경제 개혁에서 재벌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 지도 말할 것이다.

또 빅딜 논의도 거론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빅딜에 대한 나의 견해를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방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한국경제의 실상을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의 구조조정 속도와 질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는가.

"김대중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높이 평가한다.

한국정부의 개혁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금융구조조정의 세부사항(5개 은행 퇴출)에 대해선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

중요한건 개혁에 각계 각층이 동참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노조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선 어떤 얘기를 나눴나.

"노조 대표들도 개혁에 대해 김대통령과 같은 입장이란걸 확인했다.

내가 만난 5명의 노조 대표들이 모두 개혁과 구조조정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그러나 경제개혁의 고통이 각 부문에 골고루 분담돼야 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또 개혁과정의 투명성도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정부의 개혁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할 생각인가.

"위기극복의 열쇠는 역시 한국 스스로가 쥐고 있다.

그러나 필요할 경우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과거 미국도 한국과 같은 위기를 겪은 적이 있었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이나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조언을 할 것이다"

-한국에 대한 주요 선진국들의 추가적인 자금지원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지난번 김대중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클린턴 대통령이 약속했듯이
선진국들의 2선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면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한국 정부로부터 2선 자금지원에 대한 요청을 받지 못했다.

한국에 추가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고 한국정부가 요청한다면
우리는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