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은행의 업무중단으로 어음결제및 할인이 이뤄지지 않아 기업의 돈줄이
일시적으로 막혀버렸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이 긴급자금조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지방기업들은 돌아오는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의 위험에 놓였다.

특히 이들 퇴출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10조5천7백억원에 달해
중소기업의 자금경색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 어음할인.예금인출이 안된다 =경기도의 기계업체인 K사의 경우
거래은행인 경기은행에 29일 2억5천만원의 어음을 할인하려 했으나 업무가
일시 중단돼 할인을 못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어음할인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30일 납품대금을
지급하고 추가로 원자재를 사려고 했으나 계획이 무산됐다며 발을 굴렀다.

그렇다고 거래관계가 없는 은행에 가서 갑자기 어음할인을 받을수도
없어 빨리 업무가 재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동화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서울소재 섬유업체 S사는 29일 예금인출이
중단되면서 원부자재 구입과 인건비로 지급할 자금을 인출하지 못해 곤란을
겪고 있다.

동남은행과 거래중인 부산의 조선기자재업체 D사도 예금을 찾지못해
30일중 월급을 지급할수 있을지 애를 태우고 있다.

<> 수출입업무 차질 빚는다 =대동은행과 거래중인 대구지역 직물업체들은
퇴출소문이 돈 대동은행이 이미 10여일전부터 당좌대월과 무역금융을 기피해
수출로 외환위기를 돌파하려던 계획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직물업체 S사관계자는 "지역 중소기업의 젖줄역할을 하던 대동은행이
퇴출대상에서 빠질 경우 대구지역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를 걸었었다"며 이번 퇴출발표로 상당수 거래기업의 동반퇴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걱정했다.

<> 월말 퇴출발표로 연쇄도산급증 우려된다 =중소업계는 이번 퇴출발표가
자금수요가 피크에 이르는 월말에 이뤄짐에 따라 연쇄도산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기협중앙회 한기윤 경제조사부장은 월말엔 납품대금지급과 인건비지급이
몰리고 이를위한 어음할인 신규대출이 많이 일어나는 시기인데 주거래은행이
퇴출됨에 따라 일시적인 자금경색에서 벗어나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연쇄도산에 몰릴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도산업체수가 일시적으로 평월보다 30%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부장은 이같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업무중단기간을 가급적
단축하고 인수은행의 적극적인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앞으로의 자금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 =이들 퇴출은행과 거래하던
기업들은 인수은행과 새로운 거래관계를 설정할때 종전의 신용상태를
인정받을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인수은행이 퇴출은행과의 거래기업에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큰데다 언제 다시 신용조사를 시작해 자금대출을 재개할지
스케줄이 밝혀지지 않아 자금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또 정부의 방침대로 인수은행도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일괄연장해줄지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태다.

< 김낙훈 기자 n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