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에 관해서는 수많은 가설들이 있다.

어떤 것을 먹어야 장수에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도 확인된게 없고 인체의
70%를 차지하는 물도 어떻게 섭취해야 좋은지 이견만 분분한 실정이다.

최근 1년사이에 연구된 장수과학이론을 살펴본다.

<>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사는 이유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7년 더
오래 산다.

남자는 여성호르몬이 적고 교통사고 산업재해로 사망할 위험이 높으며 음주
흡연을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요즘 주목받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을
예방해주는 고밀도지단백(HDL)-콜레스테롤은 높이고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저밀도지단백(LDL)-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 면역력을 강화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그렇다면 갱년기남성은 남성호르몬을 복용해야 할 것인가.

남성호르몬은 성능력을 높이고 근육과 골량을 늘리는데 도움을 주지만
장수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경향을 띤다.

그래서 갱년기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여성호르몬이 도움이 되며 여기에는
콩이 효과적인 식품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심장학회에서 최근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콩에 함유된 식물성
에스트로겐 유사물질은 동맥경화를 억제하고 혈중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성 에스트로겐의 암 유발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매우 적을 것으로
추정됐다.

<> 항산화제 노화예방에 만능인가 =유리활성산소가 세포를 산화, 파괴하고
노화를 촉진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신뢰를 얻고 있다.

그래서 비타민C.E, 베타카로틴, 셀레늄, 슈퍼옥사이드디스뮤타제(SOD)같은
항산화제가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제노화학계는 이들 물질의 항산화효과는 생리 및 병리상태
개선에 만족해야지 장수를 유도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처"지에는 최근 심장병 당뇨병 암 등을 치료한다는 목적으로 비타민C를
대량섭취하는 약물요법이 효과가 의심스럽고 심지어 해로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비타민C가 유해산소에 의한 세포손상을 막기도 하지만 산화작용을 일으켜
세포를 직접 손상시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비타민C의 강력한 산화작용이 계속될 경우 오히려 유전자가 깨져 암같은
질병이 유발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했다.

종전에는 비타민C를 가능한 한 많이 섭취하는게 좋으며 과잉섭취에 따른
부작용은 나타나기 힘들다는 이론이 주류를 이뤄왔다.

셀레늄은 항산화효소인 퍼옥시다제의 필수보조성분이다.

우수한 항산화작용이 인정되지만 과잉축적되면 모발 피부 손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항산화 및 신진대사촉진 기능을 하는 이같은 필수미량무기질은 신선한
야채와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거의 부족할 일이 없다.

한편 야채효소 등 SOD제품은 비싼 값을 주고 사 먹을 만큼 효과가 크지
않다.

단백질 덩어리인 이들 제품은 소화기에 들어가 바로 효소로 작용하는게
아니고 아미노산형태로 분해 흡수되기 때문에 효소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 찬물과 미지근한 물, 생수와 끓인 물 =물의 온도가 낮을수록 육각고리를
이룬 물분자가 많이 생기고 이런 육각수는 생리활성을 높이고 장수에
이롭다는 이론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아직도 육각수는 전자현미경을 통해 규명된 적이 없고 가설로만
존재한다.

찬물을 먹어야 좋다는 이론도 무리가 많다.

세계적 장수촌에서는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습관이 더 넓게 퍼져있다.

특히 식전에 찬물을 먹는 것은 소화기 기관지가 약하거나 설사 감기가 잦은
사람, 노인에게는 좋지 않다.

끓인 물을 마시면 유기염소 탄화수소계 암모니아성 유해유기물질이 휘발되는
대신 용존산소와 탄산성분이 날아가 물맛이 떨어진다.

중금속도 남아있다.

또 고성능정수기로 걸러 먹으면 산소와 탄산성분이 남고 유해중금속은
흡착되지만 철분 칼슘 망간 구리 아연 등의 필수미량무기질도 걸러지는
단점이 있다.

원래부터 오염되지 않은 생수가 얼마나 중요한 자원인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 정종호 기자 rumba@ >

<>도움말 - 유병팔 미국 텍사스 의대 교수
- 김일순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김광원 성균관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