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기업 발표를 접한 은행권은 두가지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미진하다는 의견도 있고 이해가능한 수준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런가하면 퇴출기업 선정작업을 벌였던 은행 실무자들은 "결과야 어찌됐건
후련하다"는 말만 했다.

대형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르는 기업이 대부분이고 큰 기업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대기업 구조조정과 부실기업 정리라는 당초 취지가 퇴색된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5대그룹 퇴출기업의 경우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업체가
많았다"며 "문어발식 경영이 어느정도였는지를 입증해 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후발은행 관계자는 "혼수상태에 빠진 기업의 산소호흡기를 떼어내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을 퇴출시켰을 때의 사회경제적 파장을
감안하면 충분히 용납할 수 있는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퇴출기업 정리가 이것으로 끝나는게 아니기 때문에 충격을
분산한다는 차원에서도 이해할만한 결과"라고 평했다.

또 일선 영업점 직원들은 "거래기업이 퇴출되면 은행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를 묻는 고객들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기업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 은행원은 "기업들이 단단히 각오를 해왔는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며 "은행에만 너무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
같다"며 하소연을 하기도.

한 임원은 "기업퇴출로 하청업체의 연쇄부도가 우려된다"며 "사후처리방안
이 정밀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정부가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기업에 은행여신을 중단토록
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데 대해 한결같이 "더 큰 불똥이 떨어졌다"며
우려하는 분위기.

< 이성태 기자 steel@ >

<>.종합금융사들은 무담보 여신이 많아 대규모 기업퇴출에 따른 손실을
크게 우려하는 모습.

특히 은행권에 대출금 출자전환을 통한 정상화를 요청키로 한 해태제과가
부실기업판정을 받음에 따라 자칫 1조7천억원에 달하는 종금사 여신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지 않을까 전전긍긍.

한 종금사 관계자는 "신용대출이 많은 종금사 손실이 은행권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는데도 이번 부실기업 판정 과정에서 종금사 등 2,3금융권 의견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문제"라며 분개.

< 김수언 기자 sookim@ >

<>.보험업계는 대부분 담보를 확보하고 있으나 해태그룹 등 일부 퇴출기업
에 대해서는 충분한 담보를 잡아놓지 못해 비상.

담보물건도 은행에 비해 담보순위가 뒤져 일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계열사가 퇴출대상에 포함된 삼성생명 등 몇몇 보험사는 피해규모 파악에
분주한 모습.

손보사는 대출규모가 없어 피해도 적을 것으로 판단.

<>.상호신용금고업계는 무담보 대출에서 일부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

6월말 결산을 앞두고 일부 여신은 손실로 처리, 적자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

IMF 구제금융신청이후 대출을 줄이고 어음할인도 하지 않은 일부 금고들은
피해를 입지 않은데 안도하면서도 자금시장 전반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