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판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정부가 기업부실 판정결과를 내놓으면서 대기업구조조정과 빅딜에 대한
의지를 재천명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6.18 조치는 대기업판도 변화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대기업은 경제발전과 기업환경변화에 따라 영고성쇠를 거듭해 왔다.

4.19혁명이 터진 60년대에는 섬유 식품 목재등에 참여한 삼성 삼호 개풍
대한 등이 10대기업 상위에 오르며 재계를 대표했다.

이어 70년대 들어서면서 베트남 및 중동특수의 활용에 성공한 한진 현대
등이 삼성 LG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대우도 이시기에 무역업을 바탕으로 약진을 거듭했다.

80년대엔 엔고 등 3저의 영향으로 자동차 전자 중화학 무역 등이 호황을
누리면서 현대 삼성 LG 대우 등이 상위권을 점령했다.

또 대한석유공사의 불하에 성공한 SK가 5위로 급부상했다.

90년대 들어서는 반도체 호황과 자동차 및 전자의 수출호조로 현대 삼성
대우 LG 등이 부동의 4강체제를 유지했다.

IMF를 맞은 97년에도 대기업 순위에 진동이 생겼다.

대우가 쌍용자동차의 인수에 힘입어 재계 3위로 복귀한 것이다.

기아는 법정관리로 10위권에서 탈락했고 은행의 대규모 협조융자를 받고
있는 한화 및 동아는 10대기업의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