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을 눈앞에 두고 일부 금융권의 화의확정 반대소송제기로 매매계약이
파기될 위기에 처했던 한라펄프제지가 지난 4월의 계약대로 미국 보워터사에
인수될 전망이다.

18일 한라그룹과 한국보증보험에 따르면 한국보증보험은 광주지법과
고법에 제기한 한라펄프제지에 대한 화의확정 취소소송이 기각되자
대법원 상고를 계획했으나 이날 이사회를 열어 이를 철회키로 결정했다.

법원의 화의확정 결정이 내려진 한라펄프제지는 그간 한국보증보험측의
화의확정 반대로 보워터사와의 매각조건이 어긋나 매매계약을 체결해
놓고도 실제 매각이 계속 늦춰져 왔다.

한국보증보험은 "외자유치가 경제위기의 타개책으로 적극 장려되고
있는 마당에 여론의 질타와 한라의 다른 채권단과의 마찰을 겪으면서까지
우리 쪽 의견을 밀어붙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이같은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보증보험은 특히 미국 보워터사측이 계약후 2개월 안에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계약을 깰 수 있다는 단서조항에 따라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비친 것으로 확인되자 급히
이사회를 열어 철회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그룹은 이에 따라 빠른 시일안에 실제 매매가 성사될 수 있도록
보워터측과 재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한라 관계자는 "한국보증보험측의 화의확정 반대로 당초 계획했던
매매시한이 지났으나 재협상을 통해 다시 시한을 조정하면 된다"며
"보워터측 관계자와 만나 매매일자를 조정한 뒤 실제 매각이 이뤄지면
2억1천만달러의 매각대금은 한꺼번에 입금돼 재무구조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