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크게 위축됐던 전세거래가 32평형이하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다소 활기를 띠고 있다.

전세값도 일부지역에선 강보합세로 돌아서고 있다.

서울목동, 분당신도시 등의 경우 지하철역세권을 중심으로 전세가가
한달만에 최고 5백만원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전세값이 급등할 여지는 별로 없지만 거의 바닥에 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서울 목동 = 전세값 강보합세가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

얼마전만해도 찾는 사람이 드물었으나 급전세가 소화되면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가격은 대체로 한달전과 비슷하지만 지하철 인근지역은 5백만원까지 올랐다.

전철역주변인 7,8단지 20평형은 5천만~5천5백만원선으로 2백만원이 상승
했다.

전철역과 다소 떨어진 1~6단지는 4천만~4천5백만원이면 수요자를 어렵지
않게 찾을수 있다.

27평형은 5천만~6천만원에 거래되며 7,8단지 로얄층은 5백만원이 오른
6천5백만원선을 보이고 있다.

지하철 5호선 오목교 주변 현대 유원아파트 33평형은 한달전만해도 5천만원
에도 거래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5천5백만원에 수요자가 대기하는 등 강세다.

<> 서울 강남 = 대치동 일원동 등 강남지역도 아직 거래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32평형전후로 전세를 구하려는 문의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는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IMF이전 한때 1억원을 호가하던 대치동 은마, 미도, 국제아파트 31평형
전세는 6천만~6천5백만원까지 떨어진뒤 지난달부터 내림세가 멈췄고 로얄층
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건영공인 유만경대표는 "전세값 하락세가 주춤함에 따라 가격이 더 내려
가길 기다리던 관망층들이 분주히 문의전화를 거느등 움직일 채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우성7차, 한신, 현대사원아파트 27평형은 6천만~6천5백만원으로
한달새 3백만~4백만원이 올랐다.

6천5백만원까지 추락했던 32평형은 7천5백만원선까지 회복됐다.

<> 서울 강북 = 중소형평형이 밀집한 상계동 중계동 등도 전세문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경부동산정보라인 상계점 김용희대표는 "서민아파트가 밀집해 있는데다
전통적으로 가격이 약세를 보여 서울지역에서 가장 늦게 움직인다"면서도
"문의빈도와 방문이 느는등 점차 활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시세는 주공 11평형 2천2백만~2천3백만원, 주공 17평형
2천8백만~3천만원, 21평형 3천만~3천5백만원선을 보이고 있다.

<> 분당신도시 = 전세수요가 늘어나 급전세가 빠져 나가면서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입지여건 층수에 따라 차이가 많지만 25평형은 4천만~4천5백만원, 27~28평형
(계단식)은 4천7백만~5천만원, 32평형은 5천5백만~6천5백만원 이하로
나오는 물건은 처분이 수월한 편이다.

<> 일산신도시 = 32평이하 중소형 급전세는 거의 소진이 되고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히려 가격반전을 기대한 매물회수와 전세희망가 상승으로 계약이 예전
보다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달전만해도 4천만원이었던 문촌주공 32평형은 지금은 4천5백만~5천만원선
에 나오고 있다.

ERA 국민공인 고창석대표는 "지금 당장 급등세로 돌아설 것같지는 않지만
싼 전세물건은 다 빠져 나갔다"고 전했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