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위기는 아직 최악의 순간을 맞지 않았으며 아시아국가들은
앞으로 지금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7일
경고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격인 BIS는 이날 "98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아시아국가들의 기업과 은행들이 외환위기에 따른 대가를 충분히 지불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BIS는 "현재 아시아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되기는 했지만 최악의 경제상황이
지나갔다고 볼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기업들과 이들에게 자금을 대출해준 금융기관들이 입고 있는
피해와 충격은 물론 사회전체의 희생이 어느정도나 될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BIS는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등 환란당사국들이 통화폭락과 함께 진행된
부동산등 실물자산가치의 붕괴사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유례없는 국제경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BIS는 또 지금의 아시아경제위기는 세계 2차대전후 은행들이 주요 채권자가
되고 일반 기업들이 주요 채무자가 된 첫 경제위기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아시아경제위기는 과도한 신용대출과 불충분한 금융감독시스템,
부동산과 주식 등 실물및 금융자산의 버블,지나치게 엄격한 환율통제 때문에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난 96년과 97년 하반기사이에 아시아지역으로 들어오고 빠져
나간 국제자본이 거의 1천억달러에 달한다며 이같은 급격한 자본이동으로
아시아경제위기가 촉발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작년 4분기중 아시아의 비금융기관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대출은
90억달러이상 줄어들었으며 이같은 감소액은 사상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아시아 비은행들의 예금은(일본 홍콩 싱가포르 제외)
1백50억달러 늘어났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이는 아시아국가들이 외채를 뒤늦게 헤지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금액
만큼 국제자금이 해외로 빠져 나갔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번 아시아경제위기로 얻을수 있는 교훈은 거액의 자금을 함부로
대출해준 민간은행들도 금융위기의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
했다.

민간은행들의 책임분담론은 국제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모랄 해저드)를
회피하자는게 아니라 엄연한 현실을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경제위기를 계기로 국제적으로 올바른 책임공유방안이 강구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위기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 처방과 관련, 아시아국가들은 IMF의
개혁프로그램으로 경제회복과 성장의 선사이클로 되돌아 갈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아시아환란국들이 IMF개혁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하면 앞으로 금리가
내려가 환율도 안정돼 빠져 나갔던 외국자본이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