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씨는 핸디캡이 5에 불과한 실력있는 골퍼였다.

그런데 최근 몇달동안 아이언샷의 방향이 영 마음에 안들었다.

핀을 겨냥해 치면 10번중 7번은 볼이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매번 목표대로 볼이 갈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린을 훨씬 벗어날 정도로
방향성이 안좋았던 것.

그러던 어느날 E씨는 연습장에서 결정적 한마디를 들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프로 한명이 지나가다가 "어깨가 너무 닫혀 있군요"라고
말한 것.

어드레스의 정렬만큼은 정확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E는 그 말이
생소했다.

E는"그저 한마디 한것 뿐이겠지"라고 지나쳤다.

그로부터 며칠후 E는 라운드를 하다가 충격적 경험을 했다.

앞팀 홀아웃을 기다리다가 우연히 목표에 대한 정렬을 한후 양발끝에
클럽을 대 보았던 것.그런데 그 클럽이 놓인 방향은 실제 목표 오른쪽을
향하고 있었고 그것도 약간이 아니라 무려 30도가량이나 오른쪽을 향하고
있었다.

E는 일년이상 정렬이 잘못된채 골프를 쳐 왔고 자신도 모르게 그에 맞추는
"이상한 스윙"으로 그 잘못을 조정해 왔던 셈이다.

E는 그후 제대로 된 정렬에 주력하며 방향을 잡았다.

E와 마찬가지로 실제 라운드때 기회가 있으면 샷을 한다고 정렬을 한후
양발끝에 한번 클럽을 놓아보자.

그리고 어드레스를 푼후 그 클럽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면 당신도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아마 10명중 9명은 어드레스때의 정렬 방향이 목표를 벗어나 있을 테고
더욱이 그 오차가 너무 어마어마한데 충격받을 것이다.

우리들은 정렬조차 제대로 못한채 골프를 치고 있다.

< 골프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