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의 어두운 그림자가 더욱 짙게 드려지고 있다.

주가폭락에도 불구하고 반등가능성이나 하락세 진정을 기대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같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특히 외국인들은 정부가 제시한 구조조정 일정과 기준의 실현가능성과
실천의지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인위적인 정책이 아니라 철저한 시장원리에 따라 구조조정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가장 강한 주식 매수세력인 외국인들이 당분간 침묵을 지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상승은 기대난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왜 떨어지나 =정부가 구조조정 일정과 기준을 제시한 것이 오히려
주가하락의 도화선이 됐다.

일반투자자들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퇴출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대한 투매에 나섰다.

그러나 외국인투자자들은 아직도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를 의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따라서 주식을 사기보다는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동일한 정부 정책을 두고 해석은 제각각이지만 두해석 모두 주가 회복에
도움이 안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외국인들의 매수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듯 =외국인투자자들은
정부가 여전히 말로만 구조조정을 떠들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천의지 결여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동아건설에 대한 은행권의
협조융자라는 것.

강헌구 ING베어링증권 이사는 "정부가 한편으로 구조조정 일정을
제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지방선거를 의식해 부실기업 퇴출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외국인들은 한국정부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정부가 철저한 시장원리에 따라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강이사는 "정부가 구조조정을 시장기능에 맡겼더라면 벌써 상당부분
진척됐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인위적으로 협조융자 환율 금리 등에
개입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인투자자들 역시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를 불신하는 분위기다.

장희순 다이와증권 상무는 "일본인들의 투자스타일은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것"이라며 "동아건설에 대한 협조융자건이 일본인투자자들의
인식을 싸늘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바닥은 어디 =전문가들은 대체로 향후 증시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강헌구 이사는 "현시점에서 지수자체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그러나 유일한 매수세력인 외국인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추가
하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기환 대한투신 주식운용팀장도 "기관투자가들 역시 자신들이 구조조정의
대상인만큼 주식을 살 여력이 없다"며 "종합주가지수 350선이 단기적인
지지선이 되겠지만 다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투자전략 =전문가들은 당분간 현금비중을 늘려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기환 팀장은 "현장세의 투자척도는 지수가 아니라 기간"이라며
"6월까지는 구조조정에 대한 논란으로 혼조장세가 예상되는만큼 현금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투자여부에 대한 판단은 구조조정의 1차태풍이 지나고 난뒤에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 조성근 기자 sk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