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의 금융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내은행들의 신용등급을 1-3단계씩 일제히 떨어뜨렸다.

무디스는 산업, 기업, 수출입은행 등 3개 국책은행과 국민 신한 주택은행
등 모두 19개 국내은행의 장기외화채권 등급을 모두 하향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무디스는 3개 국책은행의 경우 "재정상태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데다 이들
은행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이 불투명해져 신용등급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산업및 수출입은행은 각각 Ba1에서 Ba2로 한단계, 기업은행은 Ba1에서
Ba3로 두단계 내려갔다.

무디스는 이어 "정부의 개입 없이는 한국금융계가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없다는 의문이 여전히 강한데다 부실은행 정리방안과 해외채권자들
에 대한 최종 처리방향도 불확실해 민간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낮추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의 금융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은행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16개 민간은행중 장기신용및 하나은행이 Ba1에서 Ba2로 한단계씩 내려가고
국민 신한은행 등 6개 은행은 Ba1에서 Ba3로 두단계 뒤로 밀려났다.

무디스는 "작년 12월21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인 Baa2에서
투자부적격등급인 Ba1으로 두단계 낮춘후 한국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하향
조정을 줄곧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무디스의 신용등급은 모두 19등급으로 이중 최고 등급인 Aaa부터 10등급인
Baa3까지는 투자적격등급이며 11등급인 Ba1부터는 투자부적격등급이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주가 370선이 힘없이 무너지면서 연중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가 국내 19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는 소식으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하한가 종목이 98개에 이르는 등 일부 일반투자자들 사이에는 투매현상도
나타났다.

1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주말보다 13.18포인트나 하락한 361.58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24일(351.45) 외환위기 당시의 주가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은행주들과 구조조정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세
를 보였다.

은행주는 이날 하루만에 6.6%가 떨어지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56억원어치의 순매수를 보였으나 매매규모가 작아 관망
분위기가 짙었다.

증시관계자들은 "구조조정을 앞당기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호재이나 단기적
으로는 불안심리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하향조정은 향후 해외자금차입에 차질을 빚게
하는 등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동남아금융위기의 재연가능성,엔.달러환율와 원.달러환율불안 등 증시외부
요인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고 증시내 수급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대목도 주가약세 요인으로 꼽혔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