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1천만명 근로자들은 어떤 조건속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경제발전 초기단계때 쥐꼬리만한 저임금속에서도 생계를 위해 묵묵히
일했던 우리 근로자들은 여가생활에 눈을 돌릴만큼 많이 변했다.

소득수준이 크게 향상됐고 근로시간도 줄었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하면 노동시간은 긴 반면 임금수준이나 생산성은
떨어지고 있다.

특히 IMF 구제금융이후 고용불안과 실질소득의 감소로 근로자들의
생활수준이 악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생활여건 변화를 임금 노동시간 가계지수 등의
추이를 통해 들여다봤다.

<> 임금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98년2월 월평균 급여액은 1백34만5천원.

90년의 64만2천원에 비하면 2.1배나 오른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는 작년 평균 임금인 1백46만3천원보다 12만원 정도
낮아진 것으로 IMF구제금융으로 인한 경제위기가 임금삭감으로 연결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86~95년동안의 임금추이를 보면 우리나라가 86년 29만4천원에서 95년
1백12만3천원으로 10년간 3.82배 올랐다.

이 기간에 미국 일본 독일 영국등 선진국들은 1.2~1.7배 오르는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상당히 크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최근 수년간 6~9%의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거셌던 87년 민주화선언이후에는
10%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97년들어 실질임금 상승률은 2.4%에 그쳤고 올해들어서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직종별 임금수준을 보면 교육서비스업이 2백13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전기.가스.수도사업 분야가 1백83만원 <>금융및 보험업 1백69만원
<>공공및 개인서비스업 1백69만원 순이었다.

반면에 제조업 생산직은 1백8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특히 제조업 생산직 중에서 피혁 의복 분야 생산직 근로자의 임금은
85만~86만원 수준에 그쳐 직종별 임금격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임금격차 역시 큰 차이를 보이고있다.

최근 수년간 여성의 임금상승률은 남성의 그것을 상회하고 있음에도
97년의 경우 여성의 평균임금은 남성의 62.1%수준에 그쳤다.

98년2월의 경우 남자의 월평균급여액은 1백49만8천원이었으나 여성은
93만3천원이었다.

한편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노동생산성은 매년 10%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있다.

산출량지수를 노동투입량지수로 나눈 노동생산성지수(90년의 경우 100)는
지난 87년 74.8에서 96년 186.0을 나타냈다.

10년만에 노동생산성이 2.5배 증가한 셈이다.

<>노동시간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월평균 근로일수는 97년의 경우 24.2일,
주당노동시간은 46.7시간(월 2백3시간)이다.

지난 86년 54.7시간에 비하면 주 8시간이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미국 41.6시간, 일본 37.8시간, 독일 38.3시간에 비하면 여전히
근로시간이 많은 편이다.

싱가포르는 95년의 경우 주당근로시간이 49.3시간으로 우리나라보다 많다.

우리나라 주당근로시간은 최근 10년내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있다.

지난 90년 처음으로 50시간이하로 떨어진이후 48~49시간대를 유지했으나
IMF구제금융이후는 더 큰폭으로 낮아졌다.

실제로 98년2월의 경우 주당근로시간은 43.9시간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경기불황으로인한 초과근로시간의 감축이 근본 원인으로 지적된다.

노동시간을 업종별로 보면 역시 임금수준이 높은 전기가스및 수도사업
분야가 49.2시간(월 2백13시간)으로 가장 많았고 광업은 43.9시간으로
가장 적었다.

제조업의 경우 47.8시간이었으나 생산직이 50.1시간, 사무직이
44.1시간이었다.

전기가스 수도사업분야의 노동시간이 많은 것은 연평균 30.5시간의
초과근무가 있었기 때문이다.

건설업의 경우 정규근로시간은 높은 편이나 불황으로 인한 초과근무시간의
축소로 노동시간의 적게 나타났다.

<>생활수준

올들어 근로자들은 극심한 고용불안에 떨며 실제 생활수준은 바닥을
헤매고 있다.

실업률이 6%를 넘어섰고 실업자수는 이미 1백38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 실업자수는 경제활동인구의 20%인 4백만명을 기록하고 있다는
조사도 나오고 있다.

90년에 비해 임금은 큰폭으로 늘고 근로시간은 줄어들며 전반적인
복지수준은 향상됐으나 IMF한파이후 경제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근로자들의 실제 생활수준은 말이 아니다.

많은 근로자들은 이미 직장에서 내몰려 실직상태에 있고 직장에
남아있는 근로자들도 언제 밀려날지 몰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가계수지

96년의 경우 우리나라 근로자 1가구의 월 총수입은 3백7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근로소득은 1백84만원으로 전체수입의 49.7%를 차지한다.

반면 1백60만2천원을 소비지출등에 사용, 단순 통계만으로 환산할 경우
근로소득으로 인한 저축액은 24만원 정도밖에 안된다.

가구주 직업별 월평균 가계수지를 보면 의사 변호사등 전문직의
월총수입이 5백56만원, 입법자.고위 임직원및 관리자가 5백11만원순이었다.

사무직원의 경우 4백만원이었으나 서비스및 시장판매근로자와 단순노무직
근로자는 각각 2백87만원과 2백85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김태완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