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매스컴은 타이거 우즈 소식을 전하기에
바빴다.

약관 21세에 매스터즈 대회를 제패한 우즈는 "신이 내린 골퍼"라는 찬사와
함께 타임지가 뽑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25인중 1인"에 포함됐다.

그는 아울러 "미국을 떠받치고 있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희망, 즉
아메리칸 드림의 실체를 일깨웠다"는 평을 받았다.

흑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유색인으로 자신의 재능과
노력에 의해 명성과 부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뒤인 요즘 재미교포 김종훈씨가 92년 40여만달러로 창업한
유리시스템스를 미국 굴지의 통신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러지에 10억달러를
받고 매각해 화제다.

그의 지분은 51%.

6년만에 5.1억달러, 우리돈으로 7천여억을 번 셈이다.

워싱턴포스트지는 김씨를 워싱턴지역의 9대 유망기업인으로 선정하는
동시에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이라고 소개했다.

김씨와 우즈의 아메리칸 드림은 결코 저절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우즈가 백인사회의 유색인종 차별이라는 적과 싸우며 그린베레식 훈련을
했듯이 김씨는 세븐 일레븐에서 일하며 공부해 존스 홉킨스대에 입학,
응용물리학 석사를 받았다.

5년간의 군복무후 메릴랜드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유리시스템스를
시작한 뒤 잠자는 시간만 빼곤 일에 몰두했다고 한다.

타고난 재능과 성실성, 무서운 집념과 노력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룩한
것이다.

그러나 김씨가 집 저당과 신용카드 대출 및 소수민족 기업지원 정부보조금
만으로 창업자금을 만들고, 자신의 개발품을 판매하는 벤처기업을 10억달러
짜리로 키울 수 있었다는 사실은 아메리칸 드림의 또다른 요소를 전한다.

개인의 능력을 인정하고, 사람이든 기술이든 가능성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풍토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지지 않게 하는 힘이다 싶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떠난다.

꿈은 어디서든 이룰 수 있다는 확신과 끝없는 열정 및 끈기를 지닐 때
실현될 수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한국인들이 아메리칸 드림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코리안 드림을 성취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기반이 하루빨리 조성됐으면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