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매수세는 거의 없고 시세보다 2천만~3천만원 싼 급매물만 간간이 거래되고
있다.

이사철이 끝나 전세가격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매물소화는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분당 일산 등 수도권 신도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표준가격"이 사라졌다는 점.

매매의 기준이 되는 표준가격 상실로 가격이 들쭉날쭉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집주인의 사정에 따라 같은 동 같은 평형아파트의 거래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보다 높아 거래는 많지 않다.

분당신도시 야탑동 대우아파트 38평형, 48평형은 지난 2주동안 2천만원이
내린 2억~2억2천만원, 2억5천만~2억9천만원에 매물로 나왔으나 거래는
여의치 않다.

산본신도시 수리동 한양아파트 36평형은 1억6천만~1억7천만원으로 1천만원
정도 내림세를 보였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주택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해 가격하락은 불가피하다"
이라며 "수요자들이 원하는 가격과 매수자가 팔려는 가격이 큰 차이를 보여
당분간 거래가 활성화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당 일산 등 신도시 아파트값 내림세는 구리 수원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수도권 다른 지역의 집값 약세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주하우징 김영수 사장은 "당분간은 집값에 얹혀있는 거품이 제거될 것"
이라며 "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오는 6월께까지 이러한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세값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이사철이 끝나 거래가 거의 두절된 상태여서 수요자위주로 가격이
매겨지고 있다.

분당신도시 야탑동 선경아파트 32평형은 6천만~6천5백만원으로 5백만원이
떨어졌으며 같은 단지 대우아파트 38평형도 최근 2주사이에 1천만원이 싼
6천만~7천5백만원선을 보이고 있다.

산본신도시 수리동 삼환아파트 42평형도 5백만원이 하락한 6천5백만~
7천만원선으로 내렸다.

용인시 죽전지구 수원영통지구 등 수도권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

죽전지구대진아파트 23평형은 4천만원선으로 5백만원이 내려앉았다.

영통지구 20평형은 2천6백만~2천8백만원, 24평형은 3천만~3천3백만원,
33평형은 4천만~4천5백만원이면 집을 구할 수 있다.

부산 대구 광주 울산 등 광역시 지역도 약보합세가 유지되고 있다.

부산 남천동 삼익아파트 27평형은 5백만원이 내린 8천만원선에 매물로
나왔다.

광주 진월동 현대아파트 31평형은 2백만원이 싼 7천8백만~8천만원선을
보이고 있다.

<김태철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