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

생명보험산업의 대표주자인 삼성 대한 교보 등 이른바 생보 빅3의 영업
목표 조정기간이다.

이들 3사는 올해부터 연간목표치를 없앴다.

대신 1개월 또는 분기별로 목표를 정하고 그 달성여부에 따라 영업전략과
전술을 바꾸기로 했다.

안팎의 여건이 급변해 연간 전망을 해보는 일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판단에서다.

다른 보험사들도 사정은 크게 다를 바 없다.

"IMF사태이후 예상목표치나 전년대비 비교같은 일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
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작년말이후 몰아닥친 유동성에 대한 위기감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IMF이후 크게 늘어난 해약에 따른 보험금지급이 주요인.

올 1월에만 개인부문 해약만 생보업계 전체로 3조8천억원에 달했으며
2월중에는 3조2천억원대를 기록했다.

보험사 자금사정의 척도중 하나인 수지차(수입보험료에서 지급보험금을 뺀
수치)는 지난 2월 6천3백억원의 적자를 냈다.

들어온 돈보다 밖으로 나간 자금이 더 많아서다.

손보업계도 올들어 자동차보험 장기보험 등 주력종목의 위축세가
뚜렷해지면서 대응책마련에 골몰하고 있으나 별 뾰족한 수가 없긴 마찬가지.

물론 은행 증권에 비해 보험업계는 거품 빼기 자구노력에 일찌감치 나선
것은 사실이다.

작년초 금융개혁위원회가 부실금융권의 하나로 보험업계를 지목했으며
당국도 일찌감치 지급여력기준을 설정, 보험사의 증자를 유도하는 등 건전성
확보에 박차를 가해오고 있다.

생보업계 전체로 지난 한해동안 5천여명의 임직원이 줄었으며 통폐합등을
통해 영업조직이 1천6백여개나 감소하는 등 각사별 자구실적도 드러나고
있다.

또 당국으로부터 증자명령이나 권고를 받은 보험사를 중심으로 증자에
결실을 맺거나 추진을 하고 있었다.

이같은 자구노력에 찬물을 끼얹은게 바로 IMF.

외환위기는 금융위기의 또다른 얼굴이었다.

고금리에 주가폭락 부동산시장 급랭이 그 결과치였다.

보험사경영은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영업의 가장 큰 적이 바로 고금리에 따른 물가상승이란 점은 보험경영의
ABC에 속한다.

이달초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과의 첫 대면자리에서 이강환 생명보험협회장
이 "고금리대책"을 강력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원 달러환율의 안정을 전제로한 금리하향조정원칙을 감안할 때 빠른
시일내에 시중금리가 내림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결국 고금리 저주가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돼 영업과 자산운용이란 보험사
경영의 양대축은 어려워질게 뻔하다.

올초 유동성문제가 대두되면서 보험사 도산위기가 한풀 꺾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보험산업이 직면한 문제는 발등의 불이 아니라 포스트 IMF시대에서
벌어질 무한경쟁시대를 극복하는 탄탄한 경쟁력 확보여부이다.

대응여하에 따라 보험산업도 금융산업 구조조정이란 큰 바람을 비켜 가는
무풍지대가 아니란 얘기다.

"제로베이스에서 경영전반에 걸쳐 면밀한 재검토가 시급한 시점"이라는
정성택 흥국생명 전무의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송재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