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5일 북한에서 제작된 화차를 국내에 처음으로 반입했다.

현대그룹은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남북경협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가 인천항을 통해 들여온 시멘트 운반용 화차 4량은 현대정공이
장비와 강재를 제공하고 북한 원산의 6.4화차공장이 임가공한 것이다.

현대그룹은 앞으로 북한과 모두 1백량 규모의 화차 양산을 위해 북한과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했으며 이 가운데 50량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해 10월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는 또 북한과 컨테이너 공동생산을 위해 남포에 연산 2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키로 합의했다.

선박해체사업 수리조선을 비롯해 의류 임가공사업도 의향서를 교환하고
사업을 추진중이다.

컨테이너공장은 우선 건평 6천평과 야적장 5만평규모로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북한과 화차를 공동생산함으로써 남북교역이
중공업분야까지 확대되게 됐다"며 "신정부 출범과 함께 남북경협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가 북한에서 제작된 화차를 들여오면서 그동안 전혀 내보이지 않던
대북경협사업의 윤곽을 공개한 것은 앞으로 대북사업에 과감하게 나서겠다는
뜻으로 분석돼 주목된다.

이 사업이 지난 89년 1월 정주영 명예회장의 방북시 체결된 합의서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합작생산 수리조선 선박해체사업 의류임가공사업은
물론 물론 정명예회장이 북한의 조선국제무역촉진위원회와 합의한 금강산 및
시베리아개발 등의 사업도 곧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대는 지난달 그룹 최고위층이 북경을 방문, 북한측과 접촉을
갖고 이 부분에 대한 깊숙한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명예회장이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합의사항은 <>금강산을 관광지로
공동개발하고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의 경제성있는 분야에 공동진출하며
<>원산에서 조선 및 철도차량사업을 전개한다는게 골자였다.

이번에 성사된 것은 세번째의 일부에 불과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정명예회장이 북한과 관련된 보고는 반드시 챙겨 받는
등 대북사업에 가장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특히 금강산개발 사업은
정명예회장이 필생사업으로 삼고 있는만큼 보다 빠른 속도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북한측과 금강산에 호텔등 대규모 숙박시설을 건설하는 것외에도
원산 남쪽의 금란이라는 지역에 새로운 국제공항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