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화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세계 금융가에 "제3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린스펀 의장은 애틀랜타 연방은행이 지난달 27일 주최한 연례금융가회의
에서 멕시코 통화위기및 아시아 금융위기에 이어 또다른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제기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세계각국이 제3의 금융위기를 방지하는 한편 금융
위기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동아시아국들의 경우 특히 금융 감독체제가 허술하다"며 확고한
감독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면 언제라도 금융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지적
했다.

이어 "대다수의 동아시아 국가는 금융기관과 기업간의 유착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비판하면서 "기업의 부실이 민간은행과 중앙은행의 부실로
확산되는 기존의 금융구조에서는 위기를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따라서 동남아시아 각국이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을 강화
하고 금융구조를 개혁하는 공조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고정환율제 도입방침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린스펀 의장은 "통화위원회제도같은 고정환율제는 규모가 작은 국가에나
적합하다"며 인구 세계제4위의 대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일자).